제일화재와 한화손보의 합병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제일화재 직원들이 고용승계 문제를 놓고 노사 갈등이 빚어질 전망이다.
특히 고용 안정을 원하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합병이 예상중인 상황에서 고용안정 협약에 조인하기는 힘들다”는 권처신 사장 내정자의 입장을 전달받자 노조측이 더욱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일화재 노조는 오는 31일 임시주총을 앞두고 조합원총회를 열어 총파업 등 대응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어서 향후 노사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일화재 노조는 본관 로비에서 성명서를 내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
제일화재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권처신 현 한화손보 대표이사와 박대석 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상무 등 한화그룹측 관계자 4명이 제일화재로 옮겨 올 예정이며 이달 31일 열릴 임시주총까지 제일화재 경영권 인수를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측은 또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한화손보 출신의 이광훈 부사장이 선임된데 이어 이번에 대표이사 내정 과정을 통해 제일화재와 한화손보간의 합병과정이 예상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일화재와 한화손보간의 합병은 지난달 한화그룹이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와 특수관계인 동일석유 등 제일화재 지분 24.62%를 모두 사들일 때부터 예상돼 왔으며 당시 한화그룹은 사장단회의를 통해 합병 시기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일화재의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바뀌고 합병 얘기까지 오가고 있지만 제일화재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문제는 부확실한 상황이라는 게 노조측의 판단이다.
특히 노조는 지난 5일 백국현 부장 등 인사부 직원 4명과 함께 고용안정 1차 노사 실무교섭을 진행하면서 고용 안정 유지 등의 내용이 담긴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회사측은 답변기한 10일까지 무반응이었다.
대신 노조는 권처신 사장 내정자와 이광훈 부사장과의 면담에서“합병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합병시 두 회사간 겹치는 부분에 대해 불가피하게 인력조정이 될 수 있다”며“지금 노조에 100% 고용 보장을 해준다면 향후 합병추진 과정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구두 설명만 들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제일화재 노조는 18~19일 임시대위원대회를 거쳐 본사 앞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27일까지 회사에서 확실한 답변이 없을 경우 30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조합원 총회를 개최, 다음 날 있을 임시주총 개최 무산과 찬반투표를 통한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노조의 강력 반발이 예상된다.
노조 관계자는“한화손보가 주인 자리를 다 차지하고 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며“직원들이 원하는 것은 고용승계와 고용환경 유지, 회사 경영 정상화에 대한 확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