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꼭두각시’ 정부 도네츠크, 외국인 용병에 첫 사형선고

입력 2022-06-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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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법정에서 용병에 대해 내려진 첫 선고
영국, 미승인 지역에서의 재판 규탄

▲(왼쪽부터) 영국인 에이든 애슬린, 모로코인 사아우둔 브라힘, 영국인 숀 핀너가 9일(현지시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법원 선고 공판에 출석한 모습. 도네츠크/타스연합뉴스
▲(왼쪽부터) 영국인 에이든 애슬린, 모로코인 사아우둔 브라힘, 영국인 숀 핀너가 9일(현지시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법원 선고 공판에 출석한 모습. 도네츠크/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법원이 우크라이나군에서 활동하다 포로가 된 2명의 영국인과 1명의 모로코인에 사형 선고를 내렸다.

러시아 타스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DPR 최고법원 재판부는 "영국인 에이든 애슬린(28)과 숀 핀너(48), 모로코인 사아우둔 브라힘 등 3명에 대한 용병 행위, 정권 찬탈 및 헌정질서 전복 활동 혐의 등에 대해 심리한 결과 유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도 모두 죄를 인정했다"면서 "(법률) 규정과 정의 원칙에 근거해 사형이라는 징벌을 내리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 달 안에 항소할 수 있다. 이들 세 명의 변호사는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을 통해 공개된 법정 영상에서 이들 3명은 친러 상징인 'Z'가그려진 완장을 차고 얼굴을 가린 군인들로 둘러싼 철창에 갇혀 있었다.

이들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다가 포로가 됐다. 이 중 2명의 영국인은 지난 4월 중순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에 투항했으며, 모로코인은 3월 12일 도네츠크주 볼노바하에서 포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발발 이후 친러 법정에서 우크라이나군으로 활동한 이들이 재판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정부는 DPR 법원의 결정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 개입했다며 미승인 지역에서의 재판을 규탄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러시아 대리인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선고한 에이든 애슬린과 숀 핀너에 대한 선고를 철저히 규탄한다"면서 "그들은 포로들이며 전혀 정당성 없는 가짜 판결이다"고 비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대변인도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쟁 포로는 적대 행위 가담으로 기소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판결에 대해 비판했다. 애슬린의 가족이 사는 지역구 의원인 로버트 젠릭 의원은 "이번 판결이 소련 시대의 '재판 쇼(Show)'와 유사하다"고 비난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DPR 법률에 따르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들은 총살될 것이라고 전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DPR은 이웃한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함께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을 선포했고, 러시아는 지난 2월 말 두 공화국 보호를 명분으로 내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에 앞서 이들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했다.

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재판은 무효"라면서 "이러한 공개 재판은 법과 도덕보다 선전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포로를 송환하는 메커니즘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수 백 명의 적군을 생포했으며 소수의 포로 교환을 진행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지난 4일 러시아군과 싸우던 외국인 용병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공식 지원 여단인 '우크라이나 국제방위군'은 사망한 이들이 독일과 네덜란드, 호주, 프랑스에서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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