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변호사 빌딩 방화범, 채무자에 ‘시너통 사진’ 보내며 협박 일삼았다

입력 2022-06-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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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10일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대구 수성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현장에서 정밀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대구 수성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현장에서 정밀 감식을 하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숨진 대구 변호사 빌딩 방화 사건 용의자가 평소 소송 상대인 채무자에게 협박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건설 업계 등에 따르면 패소한 소송 상대 변호사에 앙심을 품고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57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 용의자 A 씨(53)는 대형 건설업체 대구지사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를 담당하다 9년 전쯤 퇴사해 지역 건축업체에 입사했다.

A 씨는 2013년 수성구에 있는 전통시장 정비사업조합으로부터 재개발사업 업무대행을 수주한 정비사업 대행업체와 투자 약정을 맺고 약 6억8500만 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재개발사업으로 A 씨는 2018년 11월 지하 4층, 지상 15층 규모의 상가·오피스텔을 지어 올렸다. 그러나 초기 분양률이 20%로 저조해 큰 손해를 봤다.

A 씨는 해당 대행업체에 “돌려받은 변제금(1억5000만 원)을 뺀 나머지 5억3400만 원을 돌려달라”는 취지로 재개발사업 시행사 대표 B 씨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와 아무런 채권·채무가 없다는 피고 측 주장을 받아들여 A 씨 소송을 기각했다.

대행업체 법인 재산을 압류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자 A 씨는 지난해 1월 B 씨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대행업체 대표 B 씨에게 “돈을 갚으라”며 시너통을 찍은 사진을 문자로 보내며 위협하기도 했다.

결국 약정금 반환 소송 1심에서 패소한 A 씨는 지난 9일 B 씨 법률 대리인 변호사의 사무실을 찾아 방화를 저질러 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용의자도 현장에서 사망한 가운데 숨진 변호사와 사무장의 시신에서 자상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발견돼 살해 고의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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