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길 전 서울 부시장 별세…건설산업 발전 기여

입력 2022-06-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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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길 전 서울시 부시장. (출처=해외건설협회 홈페이지 캡쳐)
▲홍순길 전 서울시 부시장. (출처=해외건설협회 홈페이지 캡쳐)

홍순길 전 서울시 부시장이 11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홍 전 부시장은 공직자와 기업인으로 건설산업에 공헌한 인물이다.

고인은 1930년 강원도 강릉시에서 태어나 강릉농공고,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경제 개발기인 1960∼1970년대 건설 공무원으로 일했다. 1962년 당시 국토건설청 사무관으로 시작해 1967년 건설부 주택과장, 1969년 건설부 해외협력담당관, 1971년 주월남(베트남)대사관 건설관으로 근무했다.

1974년 전쟁 중인 월남에서 4년 근무를 마친 고인은 중동 건설 시장 개척을 위해 고위급 건설 공무원을 배치하라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 지시에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건설관으로 전보 발령 났다.

고인은 정주영 회장의 현대건설이 중동 건설 시장에서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총력 지원했다. 당시 중동발(發) '오일 쇼크'로 한국 경제가 큰 위기를 맞았고, 정부는 원유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중동으로 빠져나간 달러를 건설 시장에 진출해 되찾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시기 사우디 정부가 아랍 만(灣)에 인접한 도시 주바일의 항만 건설을 입찰에 부쳤고, 사업비가 한국 세수 총액의 5분의 1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었다. 고인의 지원으로 현대건설은 이 사업을 수주해 국내 재계 서열 1위에 올랐다. 국내 건설사 중동 진출의 시발점으로도 작용했다.

고인은 '중동 신화'의 최고 절정기였던 당시에도 건설부 해외국장으로 국내 건설사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데 힘을 실었다.

이후 공직을 떠나 업계로 자리를 옮겨 1981년 코오롱건설 사장, 1983년 한양 부사장에 이어, 1988∼1995년 해외건설협회장을 8년간 지냈다. 1995년에는 민선 1기의 조순 서울시장 체제에서 건설 담당 행정 부시장으로 근무했다. 당시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잇달아 붕괴해 대형 사고에 대한 우려가 큰 시기였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규원 씨와 장녀 지수 씨, 차남 준식(아이리스아이디 부사장) 씨, 삼남 범식(LG 경영전략부문장 사장)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7시, 장지는 강릉통일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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