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시멘트 재고 110만톤 돌파…“이번주 한계상황 직면한다”

입력 2022-06-13 15:45 수정 2022-06-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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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부산 남구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12일 부산 남구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시멘트 생산공장과 유통기지에 시멘트 재고가 114만 t(톤)이 쌓였다. 시멘트 출하 중단 여파로 생산공장의 재고율은 70%까지 올랐다. 업계는 이번 주 초가 가장 어려운 시기이며, 곧 한계상황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정부와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시작된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업계는 일주일간 총 752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주일째 이어지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인해 산업 전반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시멘트업계가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시멘트는 평시 대비 출하량이 9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약 81만 톤의 시멘트가 레미콘업체와 건설 현장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시멘트 출하는 충청권, 영호남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 시멘트 생산·유통라인에서 중단됐다. 지역별로 총파업이 진행되는 곳은 내륙권 생산공장이 위치한 충북 단양과 제천, 강원도 영월과 유통기지가 있는 서울 수색, 경기 의왕, 인천, 부산, 대구, 목포 등이다. 이 지역에선 공장의 모든 출입구가 화물연대의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에 가로막혀 시멘트 출하가 멈췄다. 그 외 지역인 강원도 동해, 삼척 등 해안에 있는 시멘트 공장에선 비화물연대 조합원이 화물연대의 집회로 차량 운행 시 위협행위가 예상됨에 따라 차량 운행을 포기해 출하가 중단된 상태다.

이번 파업으로 사실상 출하가 막힌 시멘트 생산공장 및 전국 유통기지에선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12일 시멘트 재고량에 대해 생산공장에는 전날 대비 4만 톤이 증가한 약 49만 톤, 유통기지에는 5만 톤이 증가한 약 65만 톤의 재고가 쌓였다고 전했다. 생산공장과 유통기지에 총 114만 톤의 시멘트가 쌓인 것이다. 6개 지역 생산공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저장시설 재고율은 70%까지 올랐다.

시멘트 업체들은 이번 주 중으로 대부분의 공장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다. 한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계속 생산공장에 쌓이는 시멘트로 최대한 유통기지로 생산한 시멘트를 이송하지만, 이마저도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며 “손실을 보더라도 시멘트 공장 가동률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총파업 장기화로 시멘트 생산시설의 일부 가동중단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시멘트 공급의 중단으로 전국 레미콘공장의 레미콘 출하도 대부분 중단되었고 건설현장의 대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총파업으로 현장에서는 시멘트가 부족해 난리인데 정작 생산공장에서는 시멘트가 넘쳐나 생산에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제계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6대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 등 총 31개 단체는 이날 발표한 공동입장문에서 “화물연대는 우리 국민의 위기 극복 노력이 수포가 되지 않도록 집단 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무역협회는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한국시멘트협회와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 관련 피해현황 및 총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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