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백신 접종 한번 더? “아직 일러…방역대책이 우선"

입력 2022-06-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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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4일 오후 서울의 한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소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4일 오후 서울의 한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소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개월 만에 3000명 대로 내려선 가운데 올 가을 재유행 가능성이 있어 추가 백신 접종(4차)이 필요하다는 일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호주가 올해 동절기에 대비해 추가접종에 나섰고, 미국과 영국에서도 가을·겨울에 대비해 추가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은 아직 불확실성이 상당히 많고, 방역상황과 변이 유행, 해외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1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의료 전문가들도 가을 재유행에 대비해 방역 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은 전국민 대상 4차 접종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오히려 기존 2차 접종만 완료한 국민들에 대한 3차 접종, 고위험군 4차 접종을 더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금은 가을철 재유행에 대비해 촘촘한 방역대책을 세우고 사망 및 중증환자 발생 최소화를 위한 대책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도 과학적 방역 원칙을 추진해 새로운 변이와 재유행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당초 5월 실시 예정이었던 전국민 항체양성률 조사는 계획보다 지연돼 7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방역 당국은 올 가을 코로나19 재유행이 오면 확진자가 15만명 내외에서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 12일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코로나19 미래와 대책’ 세미나에서 정통령 질병관리청 총괄조정팀장은 ‘방역대응 경과 및 향후 추진방향’ 발표를 통해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정 팀장은 “가을 재유행 가능성이 높고 15만명 내외에서 정점이 발생할 것”이라며 과학방역에 근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과학방역 추진 방향으로 정 팀장은 △계량화된 정책효과 분석 및 유행예측에 기반한 합리적 의사결정 △인구집단별 특성을 고려한 정밀한 방역대책 추진 △과학적 근거 제시를 통한 국민 수용성 향상 △민간 역량 활용한 정책의 품질 향상 등을 제시했다.

앞서 9일 백경란 질병청장도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그간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감염병 체계를 고도화해 나갈 시기”라면서 “방역 도약기의 핵심 키워드는 ‘근거기반의 과학적 방역정책’, ‘빅데이터와 전문가 참여’, ‘인구집단 특성분석’ 등 큰 축을 기반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가을 재유행에 대비한 전략으로 사망 및 중증환자 발생 최소화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추가 접종, 즉 전국민 백신 4차 접종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정부도 4차 접종에 대해서는 보다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백경란 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전 국민 4차 접종은 대상, 시기 등에 있어 아직까지는 불확실성이 상당히 많다. 새로운 변이의 유행, 여러 방역상황, 국외의 정책 상황,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해야 될 것”이라며 “여러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들어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호주의 경우 겨울철에 대비해 추가 접종을 시작했고, 미국과 영국에서도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정부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백 청장은 “국내에서도 재유행에 대비한 접종 전략 수립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전문가와 제조사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 접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김태형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것에는 정답이 없다. 기본적인 원칙은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4차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백신이 최소한 고령층 보호에는 우리가 덕을 봤다는 증거가 있다. 고령층 등 4차 접종 대상자 중 아직 접종을 하지 않은 이들의 경우 접종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직까지 전국민에 (4차 접종을) 할 정도의 유행 수준은 아니다. 전국민 확대 여부는 아직은 좀 두고 봐야 한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4차접종 누적 인원은 425만807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대비 접종률은 8.3%이며, 주요 접종 대상인 60세 이상 접종률은 29.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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