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린’ 뉴욕증시, S&P 9.3조 달러 시총 증발…피난처는 소비재?

입력 2022-06-14 16:05 수정 2022-06-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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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9배
다우지수는 사상 첫 3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급락
안전 투자처 물색 움직임...필수소비재 상대적 선방
달러 현금도 주목...달러인덱스 2002년 12월 이후 최고

▲사진출처 뉴욕/AP뉴시스
▲사진출처 뉴욕/AP뉴시스

뉴욕증시가 공포로 질린 투자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또다시 폭락 장을 연출했다. 투자자들은 시장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충격을 완화할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뉴욕증시 S&P500지수가 13일(현지시간)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그 여파로 이 지수 시가총액이 올해 초 고점을 찍은 이후 9조3000억 달러(약 1경1991조 원) 증발해 약 33조 달러로 쪼그라들었다고 미국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충격이 시장을 강타했던 2020년 3월 당시의 9조8000억 달러보다는 적은 것이지만, 2007~2009년 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약세장에 진입했을 때 증발한 1조2000억 달러보다는 훨씬 크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S&P500지수에서 비중이 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등에서만 지난 4거래일간 1조 달러 넘게 빠진 것이 직격탄이 됐다.

나스닥지수도 이날 4% 넘게 빠지면서 고점 대비 33% 이상 떨어져 52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 진입을 앞두게 됐다. 다우지수가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급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패닉 장세가 이어지자 월가에서는 피난처 물색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CNN은 소비재 관련주가 피난처로 주목받으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코카콜라, 땅콩버터 제조사로 유명한 스머커 등은 지수 급락에도 장중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낙폭이 1% 미만이라는 점에서 선방했다.

CNN은 크리넥스 브랜드를 보유한 킴벌리-클라크, 맥도날드, 호멜푸즈,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 시리얼 업체 켈로그, 펩시, 타이슨푸즈 등 필수 소비재 관련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주가가 선방했다고 전했다. 통상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는 필수 소비재·서비스 업체는 경기 방어주로 주목받는 경향이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동제한 완화로 강세가 기대됐던 여행·레저 업종이 급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크루즈 업체 카니발과 노르웨노르웨이지안크루즈라인은 각각 10%, 12% 폭락했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도 10% 가까이 떨어졌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타드항공도 8% 넘게 급락했다.

이와 함께 코메리카와 트레블러스, 프로그레시브 등 지방은행주와 보험주는 금리 인상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날 증시 폭락에 등락은 종목별로 다소 엇갈렸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주식이 아닌 현금 확보를 통해 안전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각광받는 것이 미국 달러화다. 이날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달러화 가치가 급등해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국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6% 오른 105.0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가 105를 넘어선 것은 200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됐던 일본 엔화는 일본은행의 비둘기파 기조 영향으로 달러 대비 가치가 하락해 24년래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스펙트라FX솔루션의 브렌트 도넬리 대표는 “미국 금리는 올라가고 있고 주식시장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는 안전한 투자처이자 유일하게 남은 피난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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