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겨울 장기화 경고…짙어지는 ‘크립토 버블 붕괴’ 위험

입력 2022-06-15 16:13 수정 2022-06-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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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업체, 잇따라 대규모 감원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 직원 18% 해고 결정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닷컴버블 이어 또 위기

가상자산(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인력을 줄이고 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줄줄이 내리는 상황에서 ‘크립토 버블 붕괴’ 위험도 짙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직원 18%를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블록파이와 제미니트러스트는 약 20%, 크립토닷컴은 약 5%를 감원한다고 밝히는 등 업계의 인력 감축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은 전날 비트코인이 장중 2만1000달러(약 2715만 원)를 밑도는 등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극심한 변동장세를 겪으며 흔들리자 인력을 줄이는 극약처방에 나섰다.

뱅크런 사태에 자금 인출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대표 가상자산 대출기업인 셀시우스는 “극단적인 시장 상황으로 인해 모든 인출과 가상자산 간 스와프, 계정 간 이체 등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련의 현상은 최근 2년간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고 기관 투자자까지 시장에 합류하면서 주류에 진입했다는 팡파르가 무색할 정도다. 이제 다시 취약한 가상자산 생태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가상자산 가격 급락은 신생기업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NYT는 한국산 스테이블코인이자 주요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처리된 루나코인을 발행한 테라폼랩스를 소개하면서 가격 붕괴로 신생기업이 수년간의 투자를 날리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벌어진 닷컴버블 붕괴와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닷컴버블 당시 수십 개의 기업이 인터넷 열풍에 힘입어 상장했지만, 이베이와 아마존, 야후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파산했다.

당시 살아남은 기업 중 하나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 닷컴버블로 회사가 날린 돈만 60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비트코인 붕괴로 또다시 어려움에 직면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3월 기준 비트코인에 약 40억 달러를 투자해 12만9218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2만3000달러 선을 밑도는 지금 회사 보유분 가치는 29억 달러를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퐁 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트코인이 2만1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마진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현실이 가까워지면서 불안감도 크다. 마진콜은 선물 계약 기간 중 가격이 내리면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CNBC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가상자산 가치가 29억 달러라는 건 미실현 손실이 10억 달러를 넘는다는 의미”라며 “회사는 이제 마진콜 상황에 직면했고 손실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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