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팬카페 회원 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우 수가 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 장관 자리도 '팬덤 정치' 영역이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런 현상이 검찰 장악력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6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팬카페 회원 수와 인스타그램 '위드후니' 팔로우 수는 각각 8080여 명, 201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보다 각각 2000명, 1000명 정도씩 늘었다. 팬카페는 게시물을 회원에게만 공개하지만 인스타그램은 모두에게 공개한다. 인스타그램에는 한 장관 출퇴근 모습, 국무회의, 시설 방문 사진과 함께 "멋진 장관님" 등 평가가 올라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최근 몇 년 새 법무부 장관도 '팬덤'이 생겼다는 반응이 나온다. 법무부 장관 '팬덤화'는 조국 전 장관 때부터라고 보고 있다. 2019년 조 전 장관 임명 과정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이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맞서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인사청문회마저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일사불란하게 '법대로임명' 이라는 문구를 포털 검색창에 노출시켰다. '조국힘내세요', '가짜뉴스아웃', '한국언론사망'과 '정치검찰아웃' 등도 실시간 검색순위에 오르내렸다.
국무위원이자 행정 각부 수장 중 한 명인 법무부 장관이 소위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정치인화 한 셈이다. 이후 임명된 추미애ㆍ박범계 장관은 아예 정치인 출신이었다. 팬덤이 결집하면서 장관이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 지지를 표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봤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는 "황교안, 김현웅, 박상기 전 장관 때까지만 해도 누가 장관을 하는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 전 장관 때부터 정치인에게나 볼 수 있는 지지자들이 생겨났다"며 "과거에는 장관보다 검찰총장에 이목이 쏠렸지만 지금은 장관 지시 사항까지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팬덤'을 업은 한동훈 장관이 검찰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검찰 출신이자 인사권자인 법무부 장관 지시를 거스를 수 없는 상황에서 팬덤까지 의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이전 장관 때와는 달리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면서 검찰을 통한 수사뿐 아니라 공직자 인사 정보까지 손에 쥐게 됐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장관 취임 전 검찰 내부 통신망에 검사 사직 인사를 (한동훈 장관이) 올렸을 때도 검사들이 응원 댓글을 달면서 '충성 경쟁'이 벌어졌다"며 "여기에 팬덤까지 가세하면 한 장관에게 직언할 수 있는 사람이 쉽게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장관은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 교정대상 시상식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