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금 유출 불보듯… 5월 순매수 전환 외인, 6월엔 4.5조 순매도 기조

입력 2022-06-16 15:17 수정 2022-06-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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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Fed) 75bp 금리 인상 '자이언트 스텝' 단행
한미간 기준 금리 상단 1.75%로 같아져 격차 '제로'
연준 7월 또 75bp 인상 언급…양국간 기준 금리 역전 가능성↑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커져…"외국계 자금 유출 우려"
과거 2018년 3월 이후 금리 역전기, 외인 2년간 8.2조 순매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의회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의회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 카드로 한국과 미국간 금리 역전 우려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과거 양국간 금리 역전 시기에 비춰볼 때 외인의 탈출 행렬이 이어질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높였다. 연준의 75bp(1bp=0.01%포인트) 인상은 1994년 11월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의 조치 이후 28년 만이다.

연준의 조치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1.75%로 같아졌다. 양국의 정책금리 격차가 ‘제로(0)’에 수렴한 것이다.

◇올해 한미 금리 역전 ‘명약관화’…“한은 빅스텝 후 속도조절”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우려했던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이 코앞으로 다가오게 됐다. 연준의 ‘극약 처방’이 예상을 뛰어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조치인 만큼 연이어 다음 회의(7월 27일)에서도 ‘빅 스텝(50bp인상)’이나 ’자이언트 스텝(75bp)’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의 관점에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또는 75bp 인상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을 밟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5월 금통위에서 연말 국내 기준금리로 2.50%~2.75% 수준이 합리적일 거란 언급이 나왔지만, 연준의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 속도에 고삐를 죌 거란 분석이다.

다만 다음달 미 연준과 한은이 똑같이 빅스텝(50bp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4분기부터는 한은의 속도조절로 한미간 금리는 결국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안정만을 고려하기엔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부채 부담과 경기 둔화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서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도 연속 25bp 인상만으로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어려울 거란 판단에 근거해 7월 50bp, 8월 25bp 인상을 통해 연말 최종 기준금리는 2.50%까지 인상을 전망한다”며 “그러나 연말 글로벌 경기 둔화 속도를 고려해 올해 4분기 국내 금리 추가 인상은 신중해질 것이란 전망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반면 FOMC 위원들은 점도표(dot plot) 상으로 올해 남은 4번의 회의 내내 금리 인상을 점치면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중간값 3.4%로 전망한 상태다.

◇외인, 6월 다시 ‘셀코리아’…2018년 금리 역전기에도 순매도 행렬

(출처=한국투자증권)
(출처=한국투자증권)

한미간 금리 역전 현상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면서 외국계 자금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은 불가피하며 폭은 상당히 커질 수 있다”며 “이러한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고 이는 외국계 자금 유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외인들의 매매 패턴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3월과 4월 1조 원을 순매도 했던 외인은 5월 들어 1283억 원을 사들이며 순매수로 전환했으나, 6월부터 다시 순매도 기조로 전환한 상태다. 6월 총 9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면서 지난 15일까지 4조4650억 원을 팔아치웠다.

과거 한미간 금리 역전 시기에도 외인들이 ‘셀 코리아’에 나선바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단행으로 양국간 금리가 역전됐던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약 2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인은 누적 8조1950억 원을 순매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금리가 역전된 총 3번의 사례 중 현 시점은 연준의 정책 정상화가 이뤄진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상황과 유사하다”며 “당시 코스피 수익률은 서서히 마이너스로 변하고 미국보다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경기가 흔들리고 환율과 수급 부분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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