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에서 대한체육회까지"…기재부 관료 전성시대 '왜'

입력 2022-06-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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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편성권에 경제정책 조율까지, 경쟁력 있는 개인 능력도

▲기획재정부 전경. (이투데이)
▲기획재정부 전경. (이투데이)
이달 16일 기획재정부에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에 박춘섭 전 조달청장이 선임됐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박춘섭 사무총장의 전임은 조용만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으로 기재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이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키워드가 검사와 기재부로 규정될 만큼 현 정부의 출범으로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그동안 가지 않던 자리까지 기재부 출신들로 채워지면서 기재부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19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현 정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부터 시작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조용만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1차관 등이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기재부 외청인 관세청과 조달청, 통계청도 모두 기재부 출신들이 독식했다.

여기에 지자체 부시장과 부지사에는 기재부 출신들이 대거 자리를 잡았다. 조원경 울산광역시 경제부시장, 조인철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성일홍 충북도 경제부지사, 김명중 강원도 경제부지사, 박창환 전남도 정무부지사 등이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정치인은 여당인 국민의힘에 류성걸ㆍ송언석 의원, 더불어민주당에 김진표 의원이 대표적으로 당내 경제통으로 대접받으면서 여의도에서 힘깨나 쓰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재부 출신이 6명이나 당선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자,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자, 육동한 춘천시장 당선자,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자, 윤병태 나주시장 당선자, 공영민 고흥군수 당선자가 그들이다.

최근 기재부의 파워를 새삼 깨닫게 해준 일화도 있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공식적으로 기재부 출신의 대구 경제부시장을 요청한 것이다. 홍준표 당선인의 요청에 기재부는 국장급에서 후보군을 정해 대구시장 인수위원회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기재부 출신이 대구 부시장을 맡으면 민선 출범 이후 처음이다.

기재부 관료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은 우선 기재부에 예산편성권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제정책 총괄과 조정, 공공기관 평가 등의 기능까지 수행하면서 정부 위의 정부, 관료 위의 관료라는 말까 생겼다. 특히 예산 편성은 국정 운영의 핵심 수단이다.

실제로 대한체육회가 2회 연속 기재부 출신에게 사무총장을 맡긴 것은 체육회의 현안인 예산 확보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지자체 부단체장도 마찬가지다. 광역시장이나 도지사는 기재부 출신을 부단체장으로 끌어들인 뒤 국비를 따낼 때 가교 역할을 맡긴다. 기재부 출신은 관료 시절 다양한 경제 현안을 접하기 때문에 국정 이해도가 높고 부단체장으로의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재부 관료로서도 적체된 인사를 뚫기 힘들 경우 지자체행은 좋은 선택지로 평가된다.

아울러 엘리트만 모여 있는 수석경제부처에서 타 부처에 비해 수많은 경쟁을 뚫고 승진해 1급 이상까지 오른 경우 독보적인 업무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예산철에는 평소에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던 시장ㆍ도지사들도 예산을 따기 위해 과장이나 사무관급 공무원한테도 굽실거릴 수밖에 없다"며 "기재부 출신 부단체장은 전화만 해도 후배들이 인사를 하러 나오는데 그걸 보면 기재부 관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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