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BTS의 ‘히아투스(hiatus)’

입력 2022-06-20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BTS가 팀 활동을 멈추고 솔로 프로젝트로 나아간다고 발표했다. 활동 중단이라고 표현한 대부분의 언론 사이에서 영어 단어 ‘히아투스(hiatus)’로 설명한 외신이 눈에 띄었다. 이 단어는 절벽에 생긴 틈이라는 의미에서 중단, 공백 등으로 뜻이 확장되었다. 모음 접속 또는 모음 충돌을 나타내는 문법용어이기도 하다. 2개의 모음이 연달아 나올 때 각각의 모음 발음을 정확히 하려면 잠시 쉬어야 해서이다.

hiatus란 단어에도 모음 i와 a가 연달아 나오므로 “히아투스”를 또박또박 발음하려면 ‘히’와 ‘아’ 사이에서 아주 잠깐이라도 멈춰야 한다. 빠르게 발음하다 보면 “히야투스” 또는 “햐투스”로 소리가 나게 된다. 이 경우는 앞에 나오는 ‘ㅣ’모음을 따라 뒤의 ‘ㅏ’모음이 ‘ㅑ’로 바뀌는 모음동화가 일어나며, 이는 모음 충돌을 회피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모음 충돌을 회피한다는 말은 결국 각각의 모음이 제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BTS의 휴식이 선언된 시기는 얼굴, 이름 등의 경제적 가치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리시티권’이 포함된 개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직후였다는 점에서 아쉽다. 제3자가 허락받지 않고 BTS의 화보집을 발간했던 사건에서, 대법원이 보충적 일반조항을 적용하여 퍼블리시티권 인정에 가까운 판결을 해서 법 개정이 힘을 받았기 때문이다. 음반 사전심의를 규정한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조항이 가수 정태춘의 법률위반 재판 중 위헌심판 제청과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대유감’ 앨범 사태 등으로 개정된 것과 유사한 사례이다.

BTS는 퍼블리시티권의 당사자였고 정태춘은 사전심의제의 당사자였다. 그러나 과학기술계와 산업계는 특허 침해소송의 당사자인데도 실효성 있는 증거수집제도 개선과 변리사를 공동소송대리인으로 인정하는 법 개정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다. 변리업계를 포함한 과학기술계와 산업계는 국회를 움직일 수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키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악보 속 음표를 정확히 연주하는 방법은 기본에 속한다. 대가는 쉼표의 멈춤도 연주 속에 녹여낸다. BTS가 선언한 이번 hiatus가 팀 BTS의 목표를 또박또박 제대로 달성하기 위한 아름다운 쉼표로 기록되기를 기대한다.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간 우리 기업들, 대응책 고심
  • 韓 시장 노리는 BYD 씰·아토3·돌핀 만나보니…국내 모델 대항마 가능할까 [모빌리티]
  • 비트코인, 9.4만 선 일시 반납…“조정 기간, 매집 기회될 수도”
  • "팬분들 땜시 살았습니다!"…MVP 등극한 KIA 김도영, 수상 소감도 뭉클 [종합]
  • '혼외자 스캔들' 정우성, 일부러 광고 줄였나?…계약서 '그 조항' 뭐길래
  • 예상 밖 '이재명 무죄'에 당황한 與…'당게 논란' 더 큰 숙제로
  • 이동휘ㆍ정호연 9년 만에 결별…연예계 공식 커플, 이젠 동료로
  • 비행기 또 출발지연…맨날 늦는 항공사 어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11.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7,528,000
    • -3.81%
    • 이더리움
    • 4,639,000
    • -4.57%
    • 비트코인 캐시
    • 684,000
    • -3.25%
    • 리플
    • 1,952
    • -3.84%
    • 솔라나
    • 321,700
    • -3.71%
    • 에이다
    • 1,329
    • -4.39%
    • 이오스
    • 1,101
    • -3.51%
    • 트론
    • 269
    • -3.24%
    • 스텔라루멘
    • 619
    • -12.5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0,950
    • -4.46%
    • 체인링크
    • 23,840
    • -4.53%
    • 샌드박스
    • 859
    • -13.9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