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출점 규제...해외로 영토확장하는 K베이커리

입력 2022-06-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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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인도네시아 6호점 수마레콘 세르퐁점  (사진제공=SPC삼립)
▲파리바게뜨 인도네시아 6호점 수마레콘 세르퐁점 (사진제공=SPC삼립)

국내 베이커리 업체들이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K팝과 K무비 등 한국 문화의 세계적 유행에 힘입어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다.

하지만 K베이커리의 약진 배경에는 국내 시장의 출점 규제가 자리잡고 있다. 2013년 동반성장위원회는 골목상권 보호 명목으로 제과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 베이커리는 인근 동네 빵집과 도보 500m 이내일 경우 새 점포를 열 수 없고, 점포 수 또한 전년 대비 2% 이상 늘릴 수 없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파라바게뜨 점포는 수년간 3400여 개, 뚜레쥬르는 1300여 개에 묶여 있다. 베이커리 업체들이 꽉 막힌 국내 시장 대신 해외에서 살 길을 찾아나서면서 K베이커리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SPC조호르바루 공장 조감도 (사진제공=SPC삼립)
▲SPC조호르바루 공장 조감도 (사진제공=SPC삼립)

◇ 파리바게뜨, 말레이시아 제빵 공장 건립 착수…할랄 전진기지 삼는다

SPC그룹은 자사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며 할랄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파리바게뜨의 8번째 해외 진출국이다. 이를 위해 SPC그룹은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 ‘조호르바루’에 할랄인증 제빵공장 건립에 착수하는 동시에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인 ‘버자야 푸드 그룹(BERJAYA FOOD)과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설립했다.

SPC그룹은 말레이시아를 동남아와 중동을 아우르는 ‘할랄(HALAL) 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로 삼아 세계 인구의 24%를 차지하는 19억 무슬림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호르바루 공장은 약 400억 원을 투자해 대지면적 1만 6500㎡, 연면적 1만 2900㎡ 규모로 건립되며, 2023년 6월 준공 계획이다. 빵과 케이크, 소스류 등 100여 품목 생산이 가능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세계 할랄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 거점이 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2012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이래 싱가포르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북미에서는 미국 100호점 돌파와 캐나다 및 영국 진출을 앞두고 있고, 2004년 진출한 중국에서는 300여 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현재 해외 전체 매장수는 440여 개로 국내 점포 3400개를 합할 경우 4000여개에 달한다.

이번 공장 건립을 계기로 SPC그룹은 2030년까지 동남아 시장에 600개 이상의 점포를 오픈하고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SPC그룹 오너 2세 허진수 사장은 “말레이시아에 글로벌 할랄 공장을 건립해 2500조 원(2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 할랄푸드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뚜레쥬르, 해외 점포 340여 개...인도네시아 기술학교 MOU 체결

뚜레쥬르도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4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손잡고 글로벌 사회 공헌 프로그램인 ‘한-인니 CJ제과제빵학과’를 개설한 CJ푸드빌은 17일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기술국공립고등학교 SMKN27와 ‘뚜레쥬르 베이킹 드림스(TLJ Baking Dreams)’ 아카데미 프로그램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뚜레쥬르 베이킹 드림스’는 뚜레쥬르의 프리미엄 제과제빵 기술을 현지 학교에 전수해 학생들의 관련 기술 습득 및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네브래스카 3개 주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며 미국 내 총 20개 주에 진출 소식을 알렸다. 현재 뚜레쥬르는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텍사스, 시카고 등 주요 도시를 포함 총 7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뚜레쥬르는 해외 첫 진출국인 미국에서 2004년부터 직영 형태로 운영하다 2009년 이후 가맹점 위주로 출점 중이다. 최근 북미 지역 4년 연속 흑자에 힘입어 올해 말까지 미국에서만 22개 주 진출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에서는 총 6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에서 40여 개, 인도네시아에서 50여 개를 운영 중이며 몽골과 캄보디아는 각각 15개 내외를 운영 중이다. 중국 점포는 150여 개로 전체 해외 점포는 340개 수준이다. 여기에 국내 점포 1300여 개를 합하면 총 1640여 개로 늘어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는 섣부른 외형 확장을 지양하고, 탄탄한 내실을 다지는 전략으로 해외 사업을 전개 중”이라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욱 탄탄해진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력과 품질 유지, 서비스 강화 등 초격차 역량으로 K베이커리 우수성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오픈한 뚜레쥬르 미국 샬롯점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CJ푸드빌)
▲지난달 오픈한 뚜레쥬르 미국 샬롯점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CJ푸드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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