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배터리는 계속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입력 2022-06-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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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다솜 기자

“한국산 배터리가 언제까지 1위일지 모르겠어요.”

최근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가 허심탄회하게 내뱉은 말이다. 아직 세계 시장에서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한국이 독보적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배터리 산업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한국산 리튬이온 배터리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것이다.

한국 대신 중국이 선전하면서 세계 시장을 질주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은 지난해 28.9%의 점유율에서 올해 33.7%로 약 5%포인트(p) 급등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22.9%에서 14.9%로 급감했고, 삼성SDI도 지난해 5.8%에서 4.0%로 감소했다.

한국의 가장 큰 약점은 원자재 확보에서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양극재나 전구체의 중국산 비중은 90%, 수산화리튬은 80% 이상이다. 다시 말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세계 최대 내수 시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풍부한 원자재 매장량까지 갖고 있다는 말이다.

더 늦기 전에 한국 배터리는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해야 한다.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할 과제는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다. 현재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소재 원료를 다변화하고 안정적 구축망을 확보해야 한다.

전문인력의 확보도 필요하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 기업들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재 확보전에 나선 건 국내 기업뿐 아니라 중국, 유럽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배터리 3사의 고급인재 유출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국내 대학에 계약학과를 신설해 인재를 육성하고 상시 채용에 나서는 등 인력 방어에 나섰지만, 배터리 산업 성장세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터리 사업은 향후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미래 신성장 동력이다. 중국 등 경쟁국에 주도권을 잃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면 이미 늦다.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한 K배터리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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