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상품 늘리고 소포장 내놓고···유통업계, 치솟는 물가에 가격 낮추기 '안간힘'

입력 2022-06-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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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포장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제공=홈플러스)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포장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제공=홈플러스)

물가가 급등하면서 장보기를 포기했다는 이른바 '장포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오랜만에 찾아온 소비 회복 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대형마트, 편의점, 이커머스 등 각 유통업체들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을 우려해 신선식품의 대량매입 또는 직매입을 확대하고 초저가 PB(자체 상표) 상품이나 소포장 상품을 늘리는 등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는 22일까지 인기 많은 참치회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 4월 생선회 물가가 10.9% 오르며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이번 행사에는 사전에 계약한 30톤의 황다랑어 원물을 사용하여 판매를 진행한다. 또한 초저온 냉동보관이 필요한 참치를 국내로 곧장 들여와 보관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유통 마진을 줄였다.

롯데마트가 참치회에 주목한 것은 국민횟감인 광어와 연어의 급격한 가격 상승 때문이다. 광어 가격은 양식 물량이 줄고 배달 수요가 늘며 2년새 46% 올랐고, 연어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로 2배 이상 오른 반면 참치는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롯데마트 수산팀은 작년부터 참치회로 눈을 돌려 원물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이마트는 직소싱 비중을 확대하고 산지 다양화를 모색하고 있다. 오렌지의 경우 전체 수입 물량 중 직소싱 비중을 지난해 50% 수준에서 올해 80%까지 확대했고 육류의 경우 산지 다변화, 사전 비축 등을 통해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다. 현재도 이마트 미트센터 등을 통해 약 3~4개월 판매분량의 유럽산 냉동 돈육을 비축해 가격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물가상승은 물론 최근 늘어나는 1~2인 가구를 겨냥해 소포장으로 가격을 잡는 곳도 늘고 있다. 홈플러스는 ‘소포장 상품’을 농산·축산·수산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출시하며 현재 약 20개 이상의 상품을 이미 판매 중이다. 밀키트와 델리에서도 혼밥족을 위해 소포장 상품을 확대했다. 기존의 3인분 밀키트 ‘홈플러스시그니처 시리즈 8종’을 1인분으로 만들고 마트 초밥의 대명사였던 ‘초밥 30입’을 ‘간단초밥 4입’으로 기획하는 등 소포장 상품의 구색을 넓히고 있다.

편의점 CU도 소포장 채소 시리즈 ‘싱싱생생’을 선보였다. 싱싱생생 채소 시리즈는 마늘과 대파 등 밥상에 주로 오르는 세척된 채소 15종을 1~2끼 양으로 소분해 판매한다. 채소류 전문 유통사인 ‘만인산농협 산지유통센터’와 BGF리테일이 직접 거래해 유통 마진은 최소화했다. 이에 팽이버섯 한 봉지, 양배추 4분의 1통 가격이 각각 900원에 불과하다. 삼겹살, 천겹살(항정살), 등심덧살(가브리살) 등 한돈 인기 부위와 스테이크용으로 적합한 부챗살도 200g 소용량으로 선보인다.

▲편의점 CU도 소포장 신선식품 상품을 내놓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BGF리테일)
▲편의점 CU도 소포장 신선식품 상품을 내놓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BGF리테일)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체 물류망과 직거래선 확보로 가격 잡기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납품업체가 현지에서 검품과 포장을 완료하면, 쿠팡이 보유한 트럭이 직접 물건을 실어 배송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며 중간 물류비를 크게 낮췄다. 마켓컬리도 신선식품이나 생필품을 농가나 업체에서 직접 매입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식인 ‘컬리프레시 365’(KF 365) 프로젝트를 통해 물가 잡기에 나섰다.

티몬은 올해 4월 관련 상품군 강화를 위해 전담TF를 구성한데 이어 5월부터 ‘알뜰쇼핑’ 매장을 리뉴얼했다. 알뜰쇼핑은 사용에 문제가 없는 제품이지만 다양한 이유와 사연으로 정상적인 가격에 판매하지 못하는 상품들을 티몬 MD들이 엄선해 소개하는 매장이다.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유통업체들의 이같은 노력들은 이미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가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판매한 수산류 중 ‘소포장 상품’의 매출 비중이 올 1월 대비 20배나 증가했고, 같은 기간 기준 축산류와 채소류 상품군의 매출 비중도 각 320%, 120% 신장했다. 마켓컬리의 PB상품 'KF365'(컬리프레시365)의 올해 1~6월 판매량도 전년 동기보다 38% 늘었다.

조도연 홈플러스 브랜드본부장은 “고객 먹거리를 책임지는 대형마트로서 시대적 흐름에 맞춰 더 다양한 카테고리의 ‘소포장 상품’을 기획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고 필요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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