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막힌 우크라, 곡물 수확 시작... 저장고 부족 위기

입력 2022-06-2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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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방편으로 폴리우레탄 포대에 담고 있는 상황
곡물을 제때 거두지 못할 경우 내년 수확도 어려워질 것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곡물 창고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손상된 뒤 농부가 해바라기씨를 옮겨 담고 있다. 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곡물 창고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손상된 뒤 농부가 해바라기씨를 옮겨 담고 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에서 올해 곡물 수확이 시작됐지만 저장고가 이미 꽉 차버려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항구를 봉쇄하면서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확이 시작됐다.

5000 헥타르(ha)에 달하는 농지에서 수확될 곡물들이 저장고 규모를 넘은 상태로 농부들은 임시방편으로 거둔 곡물을 거대한 폴리우레탄 포대에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 농부들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 농작물 수확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곡물을 저장할 장소가 부족해 농작물을 밭에 더 오래 방치해둘수록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수확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수출길이 다시 열리게 되더라도 전 세계에서 필요로 하는 양만큼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공급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에서 농사를 짓는 드미트리 스코르냐코프 하브이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전했다. 스코르냐코프는 자신의 농지 12만7000 ha 중 8만 ha를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밀, 옥수수, 해바라기 식용유 등의 최대 수출국 중 하나로 러시아에 의해 수출길이 막히면서 전 세계 식량 위기를 자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비료가 부족해지고, 농부들이 파종을 하지 못한 지역이 늘면서 지난해에 비해 곡물 생산량이 약 40%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 장관에 따르면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지역의 대형 곡물 창고의 5분의 1은 손상되고 유실됐다. 이는 1000만~1500만 톤의 곡물들을 저장할 장소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부 곡물들이 육로를 통해 수출되고 있긴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 특히 한 달 후 새로운 수확 시기가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코르냐코프는 자신의 농지 12만7000ha 중 8만ha를 러시아군에 점령당했고, 키이우 근처의 9000ha는 지뢰로 뒤덮인 상태다. 안전한 농지에서 곧 밀과 완두콩을 수확한다는 그는 평소보다 더 많은 폴리우레탄 포대에 곡물을 담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폴리우레탄 포대에 곡물을 담는 것은 농작물의 20~30%가 농지에서 바로 판매돼왔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 같은 판매도 가능하지 않지만 저장고 부족으로 폴리우레탄 포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페트로 멜닉 우크라이나 농업클럽 회장은 “폴리우레탄 포대가 의심의 여지없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잉여 농작물을 모두 감당하기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 농가에서도 곡물을 세척하고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서 여름에 가장 먼저 수확되는 작물은 밀과 보리다. 이후 가을엔 옥수수 등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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