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출생률 관점에서 접근해야”…91년생 행정관의 대통령 보고

입력 2022-06-20 18:27 수정 2022-06-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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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여명 행정관, 윤 대통령 지시로 청년 문제 보고
당사자가 밝힌 정책제언 핵심은 '출생률 제고 관점'
"세대별로 접근해 인생 다음 단계 넘어갈 여건 조성해야"
"일자리·부동산·결혼·육아·젠더·연금, 출생률 정책 펴 해결"
청소년 경제 실무교육 강화, 취업 과정 편법 엄격 감시
육아휴직 대체인력 풀 가동, 공적연금 부담률 형평성 제고

(용산 대통령실 제공)
(용산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1991년생인 용산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여명 행정관으로부터 청년 문제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청년을 한 단위의 정책 대상으로 묶지 말고, 출생률 제고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인상적인 건 정무수석실의 90년대생 청년 행정관의 보고다. 윤 대통령이 청년의 목소리를 직접 보고, 듣고 싶어 해 기회가 마련됐다”며 “구체적인 이야기 중 인상적인 건 ‘청년은 90년대생 눈으로 볼 때 환상에 가깝다’ ‘문제를 세대별로 나눠서 해야 한다’ ‘20대 여대생, 40대 싱글남, 30대 직장인 등이 다 묶여 있다’는 것으로, 참석자들이 공감하며 들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으나 핵심은 출생률 제고 관점에서 청년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는 것으로 당사자인 여 행정관으로부터 확인했다.

여 행정관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청년 문제라는 말은 정치권에서 유행시키며 선거철에 청년수당 등 정책들을 내놨다”며 “하지만 청년들은 대선을 기점으로 이런 정책들로 삶이 나아진 게 없다는 걸 깨달았고, 정치권에서 청년 정책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청년을 하나의 단위로 보고 정책을 펴지 말고, 20대 여대생, 군필 취준생, 30대 워킹맘, 40대 싱글남 등 세대별 문제 인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청년 문제는 청년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청년의 고민은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해서 나온다. 일자리·부동산·결혼·육아·젠더·연금 등을 각론으로 접근하지 말고, 발상을 전환해 이것들이 모두 엮여 있는 출생률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펴면 상당수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여명 홍준표 캠프 대변인이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박성민 울산시당위원장 사퇴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여명 홍준표 캠프 대변인이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박성민 울산시당위원장 사퇴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일부 세부적인 정책제언들도 소개했다. △청소년 시기 경제 실무교육 강화 △사회에 나온 시기 일자리 직결 자격증·학위 취득과 공공기관 취업 과정에서의 폐단과 편법에 대한 국가의 엄격한 감시 △중소기업 육아휴직 제공 독려를 위한 정부의 대체인력 풀 가동 △12만 명 추정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세밀한 접근 △공적연금 부담률 형평성 제고 등이다.

여 행정관은 “실질적으로 청년이라 부르는 MZ세대의 특징은 교육제도상으로는 부모세대와 다를 게 없는데 성인이 된 이후에는 디지털화로 부모세대의 성공 공식이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학교에서 배운 게 실무교육이 아니고, ‘경쟁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쳤지만 사회에 나가면 세상에 내동댕이쳐진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쟁에 몰아놓고선 막상 보이는 현실은 편법으로 제도를 악용해 자녀들을 좋은 대학·직장에 보내는 것이었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병역 특혜 의혹,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등 공정의 가치 훼손한 사례들의 재발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금은 기성세대와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 당장 고갈된다는데 MZ세대는 계속 돈을 내기만 하고 윗분들은 돈을 적게 내고 많이 받아가는 구조를 바꿔 달라 요청했다”며 “은둔형 외톨이는 MZ세대의 특이한 현상으로 실적만 보고 취업 알선이나 직업교육만 하는 잘못된 접근을 한다. 스스로 사회와 단절을 택해 일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니 실적 안 나와도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 행정관은 서울시의원을 거쳐 대선후보 경선에서 홍준표 당시 국민의힘 예비후보 캠프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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