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판매 순위 하락”…하림, ‘종합식품기업’ 탈바꿈 차질 빚나

입력 2022-06-22 07:00 수정 2022-06-2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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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식 장인라면  (사진제공=하림)
▲더미식 장인라면 (사진제공=하림)

하림이 야심차게 내놓은 ‘더미식 시리즈’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라면의 경우 대형마트에서 판매량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최대 3배 비싼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판단한 하림은 제품 가격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더미식 장인라면, 판매량 톱10 유지했지만…순위는 하락

하림이 지난달 말 출시한 더미식 장인라면은 사골, 소고기 등으로 20시간 이상 육수를 내고 건면을 사용했다. 차별화된 맛 덕분에 더미식 장인라면은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판매량 300만 봉을 돌파했다.

뚜렷한 장점에도 더미식 장인라면 판매량은 줄었다. 22일 대형마트 A사 관계자는 “지난달 기준 라면 판매량 순위에서 더미식 장인라면이 톱10에 있다”며 “하지만 올해 1월과 비교하면 순위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판매가 감소한 배경에는 가격이 자리잡고 있다. 더미식 장인라면은 개당 2200원이다. 기존 라면 대비 3배가량 비싸다. 프리미엄 라면인 신라면 블랙(1700원)과 비교해도 500원 비싸다. 비싼 가격 때문에 더미식 장인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맛은 있지만, 가격 때문에 재구매를 고민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더미식 밥'도 사정은 비슷하다. 비싼 가격 때문에 CJ제일제당, 오뚜기보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더미식 밥 가격(백미밥 210g 기준)은 2300원이다. 동일한 용량의 햇반(1850원)보다 24% 비싸고, 오뚜기밥(1380원)보다는 66% 높다.

프리미엄 전략 수정하나…절반 이상 가격 할인

더미식 시리즈는 제품 출시 때부터 가격 논란이 시작됐다. 이에 대해 하림은 한동안 “(제조 과정, 개발 등) 투자한 비용을 고려할 때 제품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판매량이 크게 반등하지 못하자 하림은 적극적인 할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더미식 장인라면(4개봉 기준)은 7800원에서 2600원 할인한 5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봉당 1300원꼴이다.

더미식 밥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달 들어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12개 묶음 판매 제품을 구매할 경우 12개를 추가로 증정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더미식 밥(백미밥 210g 기준)이 2300원에서 절반보다 더 저렴한 약 750원에 판매되는 것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 판매 가격은 해당 마트와 식품업체가 유통 관련 법에 근거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제품 가격을 낮추는 과정에서 하림의 의견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하림, 종합식품기업 탈바꿈 전략 유효할까

하림은 더미식 시리즈 흥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육가공 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육가공 시장은 치킨 인기로 공급 과잉에 빠졌다. 하림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라면, 즉석밥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하림지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316억 원으로 전년(1077억 원) 동기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실적 반등은 신사업 성과가 아닌 생닭 가격 상승, 계열사인 팬오션의 선전 등에 따른 결과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계(중 기준) 평균 가격은 2457원으로 전년(2034원) 동기 대비 21%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더미식 장인라면, 더미식 밥 판매량이 계속 하락할 경우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려는 하림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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