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강석훈 산은 회장 “재무구조 취약 기업 늘어나…폭우 속 우산 접으면 안된다”

입력 2022-06-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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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취임식 가져…국가 경제안보 싱크탱크·브레인 역할 강조
강 회장 “디지털 전환 시대, 경쟁상대는 네이버·카카오 등 IT기업”
“기업 구조조정 역량 바탕, 구조조정 기업 정상화 신속히 추진해야”

(KDB산업은행)
(KDB산업은행)
강석훈<사진> 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시장의 안정자 역할을 빠르고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일성으로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강 회장은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누적된 기업부채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통화 긴축정책, 디지털 전환 등 경제구조 변화에 대처 미흡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우산을 접는 산업은행이 아니라 폭우 속에서 든든한 우산 역할을 제대로 하는 산업은행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 역량을 바탕으로 민간 자본을 최대한 활용해 구조조정 기업 정상화를 신속히 추진함으로써 기간산업의 경쟁력도 제고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우리 경제가 현재 당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정부 중심의 경제 운영에서 시장과 기업, 민간 중심으로 경제 운영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국내 경제성장동력의 불씨가 꺼지고 있고, 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늘고 있는 현실을 짚었다. 산업은행이 경제의 성장동력을 일으킬 수 있는 혁신성장의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국가 경제안보 대응을 위해 대한민국 대표 싱크탱크(Think Tank)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라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소·부·장 산업의 자립화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반도체 등 경제안보 전략산업의 국가전략기술 개발을 위해서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공지능, 바이오, 항공·우주, 로봇 등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첨단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위한 브레인(Brain) 역할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회장은 글로벌 경쟁력도 강조했다. 그는 “해외 랜드마크 사업에 대한 PF 주선, 비한국계 고객 저변 확대를 통한 해외 포트폴리오 확충, 산은만의 개발금융 노하우 수출 등 KDB의 금융영토를 계속해서 넓혀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한 화두도 던졌다. 강 회장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더 이상 일반 시중은행이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이 우리의 경쟁상대”라며 “디지털 경제의 핵심 자산인 데이터, 그중에서도 산은만이 가지고 있는 기업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 디지털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부산 이전 반대 사유였던 핵심 인력 현실화…지방 이전 저지 투쟁 계속”

▲21일 산업은행 노동조합원들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출근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산업은행 노동조합 )
▲21일 산업은행 노동조합원들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출근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산업은행 노동조합 )
강 회장은 이달 7일 임명 이후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으로 15일 만에 업무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노조는 여전히 강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노사 간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연간 이직 숫자에 가까운 40여 명의 직원들이 이미 이직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직원들의 동요와 줄 퇴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가 반년째 외쳐왔던 산은 부산 이전 반대 사유 7가지 중 하나인 ‘핵심인력 이탈로 인한 경쟁력 훼손’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강 회장은 직원들의 동요를 진정시키는 대신, 법 개정 전까지 추진할 수도 없는 ‘산은 부산 이전 똥고집’을 꺽지 않은 채 정부·여당의 눈치를 보며 당당하지 않게 입성하는 길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강석훈 회장 퇴진과 본점 이전 저지 투쟁을 위해 분연히 일어설 것”이라며 “직원들을 넘어 입성을 사과하고 지방 이전 반대를 천명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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