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주요 대기업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유동성 차입금) 규모가 300조 원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273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 1분기 기준 차입금 규모를 조사한 결과 총 차입금은 840조8481억 원이었다. 이 중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성 차입금은 293조6929억 원(34.9%)에 달했다.
총자산 중 차입금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 의존도는 올 1분기에 27.1%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에 비해 0.4%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16개 업종 중 운송, 조선·기계·설비, 생활용품 등 10개 업종의 차입금 의존도가 하락했지만 통신, 공기업, 자동차·부품 등 6개 업종은 상승했다.
유동성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큰 업종은 자동차·부품이었다. 자동차·부품업종은 전체 차입금의 34.1%인 49조1860억 원이 유동성 차입금이었고 공기업 36조7345억 원(21.4%), 석유화학 35조8715억 원(38.1%), IT전기·전자 34조6188억 원(43.2%)이 뒤를 이었다.
기업별로는 현대자동차의 유동성 차입금 규모가 33조66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한국전력공사(17조432억 원), 삼성전자(14조7508억 원), 한국가스공사(13조213억 원), 포스코홀딩스(11조2726억 원) 등 순이었다.
유동성 차입금 비중은 생활용품업종과 조선·기계·설비업종이 50% 이상으로 높았다. 생활용품업종은 전체 차입금 14조5446억 원의 58.7%(8조5325억 원), 조선·기계·설비업종도 전체 차입금 26조8617억 원의 52.6%(14조1186억 원)가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성 차입금이었다.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업종은 통신이었다. 통신업종은 2019년 25.6%에서 올 1분기 31.6%로 6%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공기업의 차입금 의존도가 39.3%에서 42.7%로 3.4%p, 자동차·부품업종이 30.9%에서 34%로 3.1%p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운송업종은 53%에서 39.9%로 13.1%포인트 떨어졌다. 조선·기계·설비업종의 차입금 의존도도 27.1%에서 22.3%로 4.8%p, 생활용품업종 역시 29.6%에서 26.9%로 2.7%p 각각 낮아졌다.
기업별로는 SK쉴더스의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크게 높아졌다. 2019년 2.3%였던 것이 올 1분기에는 64%로 61.7%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SK쉴더스는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와 에이디캡스를 합병하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확 높아졌다. 이어 현대케미칼이 32.2%에서 59.4%로 27.2%포인트, SK에코플랜트가 20.5%에서 44.7%로 24.2%포인트 상승했다.
반대로 SGC이테크건설은 53.4%에서 2%로 51.4%포인트 떨어졌다. SGC이테크건설은 투자부문을 분할해 SGC에너지에 합병하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 이어 HMM이 73.6%에서 27.1%로 46.5%포인트나 떨어졌고, SK케미칼(-41.4%p), 심텍(-28.6%p), 대한전선(-26.5%p)도 큰 폭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