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롯데제과, ‘제로‘지만 ‘제로 칼로리’는 아니다?

입력 2022-06-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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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에 집콕하던 소비자들이 엔데믹에 외출을 재개하면서 식음료 시장에선 ‘제로’ 칼로리 열풍이 거세다. 다시 몸매에 신경쓰기 시작한 소비자들이 마트에 들러 ‘제로’ 상품을 찾는다.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로’ 뒷면에는 250㎖에 0㎉가 씌어져 있으니 제로 칼로리가 틀림없다. LG생활건강의 ‘코카콜라 제로’나 ‘스프라이트 제로’를 비롯해 동아오츠카의 ‘나랑드사이다 제로’도 모두 0㎉다.

달콤한 과일향을 뽐내는 농심의 ‘웰치스 제로’와 롯데칠성의 ‘탐스 제로’, 웅진식품의 ‘815피즈 제로’도 칼로리가 없다. 소비자들로서는 '제로=0㎉'로 생각할 만하지만, 착각이라는 게 문제다.

가판대에는 최근 갓 출시됐다는 롯데제과의 신상품이 놓여있다. 이름부터 ‘제로 카카오 케이크’다. 겉면에는 전체의 1/5 크기로 커다랗게 ‘ZERO’가 적혀 있다. 영양 성분을 확인할 필요도 없이 결제 즉시 입 안에 넣어본다. 부드럽고, 쫀득하고, 촉촉하다.

40년 인생의 4분의1을 경도 비만으로 지내면서도 다이어트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퇴근길에 공원 벤치에 앉아 ‘제로 카카오케이크’ 한 상자를 모두 털어넣었다. '12개 순삭'에도 죄책감은 없었다. 앞으로 제로만 먹기로 다짐한다.

포만감에 정신을 차리고 ‘제로 카카오케이크’의 영양 성분을 확인한다. 맙소사. 총 내용량 171g에 100g 당 450㎉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개당(39g) 171㎉인 오리온 초코파이, 30g에 145㎉인 해태 오예스와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

‘제로’로 적혔다고 해서 모두 0㎉라는 법은 없단다. 무식한 게 죄라지만 나같은 사람이 적지 않나 보다. 롯데제과 측에선 “무설탕이라 ‘제로’ 명칭을 썼다”면서 “간혹 칼로리가 없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예상치 못하게 770㎉를 섭취하게 된 나는 아내에게 “그럴 줄 알았다”는 잔소리를 듣는다. 꼼꼼히 보지 않은 내 잘못이긴 하지만, 속은 것 같은 기분은 뭘까. 롯데제과는 내 살 좀 도로 가져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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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황당하네 본인이 제로슈가인거 못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9-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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