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젊은 문관들의 계모임 모습…16세기 ‘독서당계회도’ 공개

입력 2022-06-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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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독서당계회도' 언론공개회 행사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설명하고 있다. (문화재청)
▲2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독서당계회도' 언론공개회 행사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설명하고 있다. (문화재청)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가 언론에 공개됐다. 해당 작품은 조선 중종 재위 시절인 1531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초기 산수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수작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22일 문화재청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독서당계회도 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공개된 계회도는 5월 3일 미국 경매를 통해 긴급매입비로 환수된 것이다. 국외 반출 경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당초 소장자로 알려진 간다 기이치로 교토국립박물관장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입수한 다른 소장자가 갖고 있다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경매에 내놓은 구소장자도 일본인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남은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통조사부 선임은 “올해 2월 ‘독서당계회도’가 미국 경매에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확인 결과 일본의 한 개인 소장품으로 확인됐다”며 “회화 전문가를 중심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평가위원회 및 실견 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 긴급매입심의위원회를 열었으며 최종적으로 3월 22일 경매 낙찰에 성공했다. 5월에 국내로 반입됐고,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임시보관을 하다가 오늘 언론 공개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독서당이란 조선의 젊은 문관 가운데 뛰어난 사람을 뽑아 휴가를 주고, 학업에 정진하도록 하던 서재를 말한다. 즉 독서당계회도란 이 서재에서 학문에 전념하던 문관들의 모임 광경을 그린 그림을 뜻한다. 국가의 중요한 인재를 길러 내기 위해 성종 22년에 시행했다가 정조 때 없어졌다.

▲'독서당계회도'의 뱃놀이 모습. (문화재청)
▲'독서당계회도'의 뱃놀이 모습. (문화재청)

현재까지 전해지는 독서당계회도는 이번 작품을 포함해 모두 3점이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은 3점 가운데 제작 시기가 가장 이른 계회도로 희소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나머지 2점 중 하나는 국립광주박물관에, 나머지 하나는 서울대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박은순 덕성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오늘 공개된 독서당계회도는 조선 초기 작품으로는 상당히 대작에 속한다. 삼단 구성으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찾기 어려운 조선 시대 특유의 회화 형식을 엿볼 수 있다”며 “보존 상태도 아주 좋아서 조선 초기를 대표하는 회화 작품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계회도 하단에는 참석자 12인의 호와 이름, 본관, 생년, 과거 급제 연도, 계회 당시의 품계와 관직 등이 기재돼 있다. 12명 중에는 백운동서원을 설립해 서원의 시초를 이룬 주세붕, 성리학의 대가로 추앙받았던 송인수, 시문에 뛰어났던 송순 등 이름이 기재돼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독서당계회도는 조선 전기 실경산수화의 예술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앞으로도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제자리에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늘 언론에 공개된 독서당계회도는 내달 7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되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를 통해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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