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존리 사태 추가 검사 검토…이복현 “법과 원칙에 따라 할 것”

입력 2022-06-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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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금융감독원이 존 리<사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차명 투자 의혹과 관련해 추가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5월 23일부터 메리츠자산운용에 대한 수시 검사를 시작해 이달 7일 마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차명 투자 의혹과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 하겠다”고 밝혔다.

23일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언론에서도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어 (메리츠자산운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면 더 할 수 있다”며 “꼼꼼히 보면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리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 대표의 배우자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P사에 2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리 대표는 배우자의 명의를 빌린 차명 투자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메리츠자산운용은 2018년 ‘메리츠마켓플레이스랜딩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라는 이름의 펀드를 출시했다. 설정액은 60억원 안팎이었는데, 설정액 전부가 P사 운용 부동산 P2P 상품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자산운용은 “P2P투자 4개 사모펀드를 존 리 대표의 배우자가 지분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P사 투자 상품에 투자한 사실이 있다”면서 “내부 통제의 절차적 측면에서 실수나 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지 금감원에서 엄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공정한 판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이 원장은 서울 중구에서 열린 ‘연구기관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내용에 대해서 보고받고 있고 검토했다”며 “여러분들이 걱정하신 내용에 대해서는 귀 기울여 듣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자산운용사 준법감시인은 “내부통제기준에 (대표의 부인이 지분을 가진 곳에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는) 세세한 사항은 없지만 이해충돌 여지가 있으면 피해야 한다는 내용은 있다”며 “대표가 최종의사결정권자이긴 하지만 그 전에 각종 위원회, 컴플라이언스를 거치면서 충분히 검토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조사 후 리 대표의 자본시장법 등 위반 혐의를 발견하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 등을 거쳐 처분이 확정된다. 혐의 발견 후 제재심에 가기까지는 통상 3개월이 소요된다. 하지만 여론에서 이번 사건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이 시간은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자산운용이 P2P에 투자한 것도 석연치 않게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가 P2P 투자를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며 “(지난 몇 년간) P2P 업체에서 사고가 잦았던 만큼 위험해서 (투자를) 꺼린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P2P는 리스크가 워낙 커 밴처캐피탈(VC) 등에서 투자를 하지 운용사가 할 콘셉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 정통한 관계자는 “메리츠자산운용은 (문제가 된 P사뿐만 아니라) 다른 P2P에도 투자한 상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의 P사 투자가 특별한 건 아니라는 뜻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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