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거] “인싸계의 SNS?”...블로그에 2030이 열광하는 이유

입력 2022-06-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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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무서운 대학생 일상, 취준생 일상, 30대 직장인 바프 식단 일지...

요즘 블로그에 자주 보이는 게시글 제목입니다. 시험 보고, 취업 준비하고, 바다 프로필 찍고. 20~30대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직장인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로 보이는데요. 주로 사진과 함께 블로거의 생각과 감정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일상을 되돌아보며 뿌듯해하기도, 때론 반성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유용한 정보나 꿀팁이 담겨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렇듯 최근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블로그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인스타보단 블로그지”라며 주변 지인들과 블로그 이웃을 맺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도 목격됩니다. 확실히 블로그는 비교적 높은 연령층이 선호한다는 기존 인식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은데요. 이에 2030 블로거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블로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 시발점은 네이버 블로그의 ‘주간일기 챌린지’입니다. 6일부터 진행 중인 주간일기 챌린지는 네이버 블로그에 주 1회 글을 쓰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입니다. 네이버 포인트 등의 보상이 주어진다는 기대감에 블로그를 하지 않던 청년들이 유입되기도 했죠.

관련 검색어만 봐도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챌린지가 시작된 6일 기준 ‘주간일기챌린지’와 ‘블로그’ 검색 유입량이 20~30대에서 최고 수치인 100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40대에서 두 검색어의 검색 유입량 수치가 각각 59와 79를 기록한 것만 봐도 2030이 블로그와 주간일기 챌린지에 얼마나 관심 많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실제 블로거 이모씨(26)도 “대략 2015년부터 대외 활동용으로 블로그를 했지만, 한동안 운영이 뜸했었는데, 주간일기챌린지가 추첨으로 네이버 포인트를 준다기에 최근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블로그를 잘 하지 않거나, 처음 하는 청년들까지 가세하면서 블로그가 트렌드로 급부상한 것입니다.

‘갓생’을 사는 청년들이 블로거에 도전한 것도 인기에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갓생’이란 신을 의미하는 ‘God’와 인생을 뜻하는 ‘생(生)’을 합성한 신조어입니다. 마치 신의 경지에 오른 것처럼 매일 생산적이고 부지런하게 사는 라이프스타일을 뜻합니다.

청년 세대에서 ‘갓생’은 삶의 주요 모토이자 하나의 유행어로 통합니다. 시험을 앞두고 “오늘부터 갓생산다”거나 신년 다이어리를 사며 “갓생 스케줄 짜야지”라고 말하는 식이죠. 짧은 시간일지라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면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을 중요시하는 겁니다.

말 그대로 ‘갓생러’가 되기 위해 블로그를 하는 청년들은 블로그가 스터디 플래너나 요점 노트, 일과표 등의 기능을 한다고 합니다. 대학생이 된 이후로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했다는 이모씨(22)는 “학기 중엔 전공 필기를, 방학 중엔 대외활동 내용을 기록해둔다”며 “차곡차곡 블로그에 기록물이 쌓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다보면 저절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블로그가 기록에 최적화돼 있어 일종의 ‘디지털 일기장’으로 활용한다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종이 일기장보다 훨씬 편리하다는 것입니다.

블로거 김정윤(29)씨는 “블로그 애플리케이션과 PC버전이 상호 동기화 되어있어 언제 어디서든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용이함이 있다”며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장소나 정보 등도 기록해 두는데, 종이가 아니다 보니 원할 때 언제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네이버 블로그 기준 애플리케이션과 PC버전의 동기화 서비스를 적절히 활용하는 일기를 쓰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블로거 이민정씨(25)는 “퇴근길 버스에서 스마트폰 속 사진을 블로그 앱에 임시 저장해둔 뒤, 이를 집에서 PC로 열어 글을 추가하고 게시한다”며 “이렇게 많은 사진과 글을 올릴 수 없는 다른 SNS와 버스에서 쓸 수 없는 종이 다이어리의 단점을 모두 보완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로그가 일종의 재테크 수단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광고를 붙여 현금성 수익을 얻거나 협찬을 받아 소비를 방어하는 방식인데요.

물론 이 경우 블로그가 어느 정도 성장세에 있어야 합니다만 ‘갓생러’처럼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게시한 일부 블로거 중에는 소소한 광고 수익이나 맛집 협찬 등을 받고 있었습니다. 매달 커피 값, 치킨 한 마리 정도의 수익이어도 “그게 어디냐”면서요.

김현정씨(30)는 “소득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블로그는 누구나 할 수 있어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면서 “꾸준히 블로그를 키워서 월급의 50% 수준의 광고 수익을 얻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나중에는 블로그에 올린 포스팅으로 전문성을 살려 책을 쓰거나 강연을 나가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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