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 “북미 쓰레기 수거 업계 ‘우버’를 꿈꾼다”

입력 2022-06-23 16:01 수정 2022-06-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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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쓰레기 수거·관리 전문 스타트업 '이큐브랩'

세계 최대 쓰레기 수거 시장 미국에 출사표 던져
관성적인 업계 운영방식에 의문…비효율의 틈새 공략
소비자와 수거 업체 ‘매칭’ 플랫폼 ‘하울라(Haulla)’ 출시
평균 15~20% 정도 비용 낮춰…1년반만에 2000개 고객 확보
빌게이츠 대주주 미국 1위 웨이스트매니지먼트와 경쟁
"매출 35조인 업계 탑3 목표…4~5년안 나스닥 상장 계획"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의 모습. 사진=이큐브랩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의 모습. 사진=이큐브랩

“한정적인 자원을 재활용해서 써야하는 지구의 관점에서 결국 모든 것이 쓰레기가 되지만 이점은 늘 간과 돼 있습니다. 삶의 질이 높아질 수록 더 많은 쓰레기가 나오게 되고, 더 많은 비용도 지불하게되는 악순환이 반복 중입니다. 이제는 쓰레기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환경적, 사회적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시점입니다.”

친환경 쓰레기 수거·관리 전문 스타트업 ‘이큐브랩’의 권순범(34) 대표는 서울 구로동 이큐브랩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권 대표는 세계적으로 ‘쓰레기의 위기’가 화두로 떠오르자 전세계에서 가장 큰 쓰레기 수거 시장인 미국 시장에 대번 출사표를 던졌다.

권 대표의 눈길을 끈건 쓰레기 수거 시장에 만연한 비효율성이었다. 2009년부터 업계에 뛰어든 그는 사업 초기부터 큰 변화가 없는 업체들의 관성적인 운영 방식에 의문을 가졌다. 수십년간 정해진 일정대로 업체들이 쓰레기를 치우러 오면 쓰레기가 차지 않았음에도 비용이 지불되곤 했다. 차곡차곡 쌓인 업계의 진입장벽은 비용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큐브랩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소비자와 수거하는 업체를 직접 ‘매칭’ 시켜주는 ‘하울라(Haulla)’ 서비스를 출시, 미국의 유수 기업들이 다져온 굳건한 쓰레기 수거 시장의 지반에 균열을 내고 있다.

‘비효율의 틈새’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쓰레기가 가득 찼을 경우에만 센서를 통해 자동 수거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쓰레기를 분류하지 않고 통째로 버리던 관행도 음식물, 폐타이어 등 물자별로 나눠 수요자에게 넘기는 ‘재활용 물품의 자원화’로 바꿔냈다.

일일이 쓰레기를 수거해달라고 연락하는 수고로움이 사라졌음에도 비용은 더 줄었다. 입소문이 퍼지자 미국에서 이큐브랩을 찾는 사업장은 1년반만에 2000개로 훌쩍 늘었다.

다음은 권 대표와의 일문 일답.

-쓰레기 수거 시장의 어떤 점이 문제라고 봤는지

“미국의 쓰레기 수거 시장은 업계 1, 2, 3위 업체를 합치면 점유율 50%에 달하는 과점 형태다. 각 기업의 대주주도 겹치면서 이들 간에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 수십년간 해오던 방식으로 해도 돈을 잘벌었기 때문이다. 센서가 달려 자동으로 쓰레기량을 알려주는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 서비스를 하면서 쓰레기 수거회사들에 수거를 오늘 하지 말고 내일 가라고 전해줘도 잘 전달이 안됐다. 시장이 굉장히 보수적이고 기술친화적이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모은 쓰레기 관련 데이터를 통해 비효율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사업을 직접 해보기로 마음 먹게 된 계기다.”

-하울라(Haulla)는 어떤 서비스인지

“쓰레기를 치워주는 사람과 버리는 사람을 매칭해주는 서비스다. 쓰레기 업체가 아니라 최종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다. 소비자가 레스토랑을 한다고 하면 기존에는 일주일에 한번 계약하고 2~300달러를 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저희의 컨셉은 일주일에 하루가 아니고 꽉찼을때 알아서 치워드리겠다는 거다. 그 시점에 누가 갈거냐는 제일 싼 업체가 가는 것이다. 우버, 에어비앤비, 카카오택시 같이 쓰레기 수거시장에도 플랫폼 비즈니스 방정식이 성립한다면 이런 모델일거라고 본다. 고정형으로 가던 것을 매칭해주다 보니 무조건 저렴하게 받을 수 있었다. 1년반정도 해보니 대충 2000개 정도 사업장에서 평균 15~20% 정도 비용이 낮다. 한달에 300달러를 내던 고객이 240~250달러를 내게 됐다. 텍사스에서 런칭했는데 최근에는 미국 전역에 이 컨셉을 적용하기 위해 시도 중이다.”

-기존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전무한 상태다. 동일한 컨셉으로 하는 회사도 아직 없다. 그나마 비슷한 곳으로 꼽자면 루비콘이 있는데, 이곳은 센서나 이런게 아니라 전통적인 브로커 매칭이다. 기술을 활용해 부르는게 아니라 업체와 공장을 매칭시켜주는 회사다. 물론 사설 업체 워낙 많다보니 이것도 규모가 커져서 이들은 시가총액 2조 원 정도로 스펙 상장했다. 후발업체가 따라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장 상황과 현지 네트워크가 확보돼야 시작할 수 있고, 테크 기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기존의 공룡 기업들이 견제하기 위해 똑같은 기술을 적용하면 어떻게 할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기존 업체들이 우리와 똑같이 하려면 매출이 줄어드는 구조다. 원래 한 10정도 받던 기업이 기술을 개발해 7이나 8정도를 받는 것이다. 이미 기득권은 불가능한 모델이다. 시총 60조, 매출 20조에 달하는 미국 시장 1위 기업 웨이스트매니지먼트(Waste management)가 최대 경쟁사다. 이들의 실질 대주주는 빌게이츠다. 이들과 간접적으로 싸우면서 고객 을 뺐어오고 있다.”

-친환경 재활용 서비스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나

“이것도 수요자와 매출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휴스턴에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쓰레기통에 재활용 쓰레기를 다 넣는다. 재활용 폐기물을 가장 많이 내는 곳은 레스토랑이고 다음은 자동차 샵들이다. 레스토랑에선 음식물 내놓고, 자동차샵들은 폐타이어 등 자재를 쓰레기로 낸다. 한 동네에서 폐타이어 를 수십개씩 내놓는 고객이 수십 곳이다. 이들에게 폐타이어를 돈을 안받고 치워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를 잘 분리해서 내놓기만 하면 재화로서 가치가 있다. 묶어서 처리할수록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구조다. 우리는 이미 채널을 갖고 있다보니 이 사람한텐 돈을 받고 팔고 이 사람한텐 공짜로 치워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쓰레기 수거시장보다 폐자원 시장이 더 클 만큼 시장성이 높다. 미국은 자원이 무한한 곳이다 보니 이런 방식이 수지가 안맞았다.

-다음 어떤 스텝을 구상 중인지

“자율주행의 시대가 온다고 생각한다. 쓰레기 수거 물류 모델도 자율주행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부분이 될 거라 생각한다. 자율주행을 통해 상용차로 쓰레기통 앞까진 데려다주긴 할텐데 지게차가 내려서 쓰레기통을 치워야 하는 작업은 아직 기술이 없다. 5년안에 무조건 일어날 상황이다. 자율주행의 시대가 왔을때 자율주행기술 상용화의 수혜를 얻으려면 무인 수거를 하기 위한 요소 기술 필요하다. 로봇 청소기와 로봇쓰레기 스테이션이 도킹하듯 쓰레기차가 알아서 쓰레기통을 비우는 기술을 로보틱스 연구실과 함께 연구 중이다.”

-향후 투자나 IPO 계획은

“매출 35조 원 이상인 미국 쓰레기 수거 시장 업계 탑 3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DS자산운용,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VC)을 통해 지난해 130억 원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금은 270억 원이다. 투자금을 활용해 내년 1분기 정도 까지 4000~5000개 사를 고객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이후 시리즈 B로 200~300억 원 규모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미국에서 주로 진행되는 서비스인 만큼 4~5년안에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어서 한국 시장에 상장 하는것도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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