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주지사들, 속속 낙태권 보호 조치...국무·국방장관도 지원 사격

입력 2022-06-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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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지사 "남성이 출산했다면 벌어지지 않을 일" 비판
워싱턴·미네소타 주도 낙태권 보호 관련 조치 들어가
83명 검사 연합도 ”낙태 관련 기소 안 하겠다” 공동 성명
미 국무ㆍ국방 장관도 낙태권 보호 목소리 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4일(현지시간) 새크라멘토에서 낙태권 보호와 관련한 새 주(州)법안에 서명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새크라멘토/AP뉴시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4일(현지시간) 새크라멘토에서 낙태권 보호와 관련한 새 주(州)법안에 서명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새크라멘토/AP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자 민주당 소속 주지사를 둔 주(州) 정부들은 잇따라 낙태 시술을 보호하는 조처로 대응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낙태가 불법인 주에서 출산 관련 의료 서비스를 받으러 미네소타로 오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월즈 주지사는 임신 중단을 위해 낙태를 불법으로 선언한 주(州)에서 미네소타로 온 사람들을 법적 권한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보호하겠다면서 "주지사실은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출산의 자유를 뒤집으려는 법률에 대한 방화벽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만간 행정명령을 통해 주 경찰이 낙태 시술을 받으러 워싱턴주로 온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 다른 주가 제기한 어떤 인도 요청도 따르지 말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워싱턴주가 출산 관련 선택에 있어서 '피난처 주'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 낙태를 받으러 올 환자들의 유입에 대비해 주 전역의 출산 의료기관 네트워크를 지원하기 위한 100만 달러(약 12억9000만 원) 규모의 착수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전날 캘리포니아에서 낙태권을 강화하는 법률인 AB1666에 서명했다.

이 법률은 낙태 시술을 하거나 이를 도와준 사람, 낙태 시술을 받은 사람을 상대로 다른 주에서 제기할 잠재적 민사소송에 대해 보호막을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엔 캘리포니아 주민뿐 아니라 다른 주에서 낙태 서비스를 받으러 온 사람들까지 포함된다.

뉴섬 주지사는 "남성이 아이를 낳아야 했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나라에서 여성은 이등 시민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미국 28개 주와 자치령 지역의 83명의 검사 연합은 낙태를 원하거나 시술하는 사람들을 기소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낙태를 범죄화한다고 해서 낙태 관행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시술을 방해하고 의료·사회 및 법 집행 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임신 중단의 방법을 찾는 것을 방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대법원의 낙태권 보장 판례 폐기 판결에 이례적 성명을 내고 직원, 군인들의 낙태권 보장을 약속했다.

대법원이 전날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는 결정을 내리자 미주리 등 일부 주는 이 판결 직후 낙태를 불법으로 선언했다. 켄터키·루이지애나·사우스다코타 등 몇몇 주는 대법원의 폐기 판결에 따라 자동으로 낙태를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금지하는 '트리거 금지 조항'을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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