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까지 가 '소녀상 철거' 시위한 엄마부대...현지인들 “집에 가”

입력 2022-06-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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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막 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하진란 작가의 작품 ‘하우스 데어 프렘대(Haus der Fremde·타향의 집)’로 둘러쌓여있다.(연합뉴스)
▲보호막 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하진란 작가의 작품 ‘하우스 데어 프렘대(Haus der Fremde·타향의 집)’로 둘러쌓여있다.(연합뉴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보수인사들이 독일 베를린 현지에서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 현지인의 반발을 샀다.

주 대표는 26일 페이스북에 “위안부 사기 이제 그만” “코리아협의회, 거짓말하지 마! 위안부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내용은 영어·일본어·독일어로도 번역돼 쓰여 있었다.

주 대표는 “독일 베를린에 세워놓은 위안부 소녀상에 모기장까지 쳐놓은 베를린 코리아 협의회 행동을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평양에서 만나자고 한다”고 했다.

주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요시다 겐지 씨 등 위안부 사기 청산 연대 소속 4명은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 원정 시위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소녀상은 한일관계뿐만 아니라 국제관계도 악화시키는 원흉이 되고 있다”며 “소녀상 설치는 아무런 이익도 낳지 않고, 오히려 갈등과 증오만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독일 현지인들은 해당 시위에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 대표 등을 향해 “집에 가”, “더 배워”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 집회를 벌였다.

‘소녀상이 와서 우리와 대화하고, 세상을 바꾸고 있다. 소녀상은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고 독일어로 쓰인 피켓을 든 베를린 일본인 여성연합 소속 노리씨는 한국 보수단체의 시위에 대해 “너무 끔찍하다, 치욕적”이라며 “위안부 피해에 대해서는 수천 개의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국제위원회 소속 페터와 한스, 라이너는 “전쟁 중 성폭력과 야만이 거짓이라고 하다니 진정 거짓 프로파간다”라면서 “원정시위를 와서 자신들의 모습만 영상으로 중계하다니 그것이야말로 가짜뉴스고,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를 자인하지 않고, 독일과 우크라이나 여성 모두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없애라고 요구하는 것은 파렴치하다”며 “소녀상은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한국에서 오는 보수단체가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는 소식에 독일 시민사회단체들은 물론 재베를린 일본 여성들 등 일본교민들까지 일제히 단합해 대항집회에 나섰다”며 “앞으로 소녀상이 베를린에 영원히 머물 수 있도록 힘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2020년 9월 25일 미테구 비르켄가에 설치돼 2년째 대표적인 집회, 시위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미테구의회는 2020년 12월 2일 영구설치 결의안을, 지난해 3월 18일 영구설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때까지 지금 자리에 설치허가를 계속 연장하라고 미테구청에 청원하는 결의안을, 21일에는 영구존치 결의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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