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미인대회 ‘미스 인터내셔널 퀸 2022’에서 한국인 참가자가 톱11에 올랐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미스 인터내셔널 퀸 2022’에서 필리핀 사업가 푸시아 앤 라베나가 1위를 차지했다.
‘미스 인터내셔널 퀸’은 2004년부터 매년 태국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미인대회다.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개최가 중단됐다가 2년여 만에 재개됐다. 올해 대회에는 총 22명이 참가했으며, 푸시나 앤 라베나에 이어 2위는 자스민 히메네스(콜롬비아), 3위는 이엘라 샤넬(프랑스)이 차지했다.
한국인 참가자 진은 톱11에 올랐다. 키 183cm의 모델 지망생이라고 밝힌 진은 인터뷰에서 “꿈에 그리던 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하게 돼 영광”이라며 “버킷리스트로 생각해오던 대회인데 나오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성전환 수술을 한 지는 1년이 조금 넘었다며 트랜스젠더 모델이자 2010년 같은 대회 우승자인 한미니 때문에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진은 “한미니 님이 운영하는 가게에 놀러 간 적이 있다. 당시 저는 여성으로서의 제2의 삶을 너무나도 살고 싶었다. 하지만 키도 크고, 얼굴도 잘난 게 아니라서 평소 일상생활이 어려울까 봐 고민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게에서 미니 님을 향해 ‘언니 저 트랜지션 너무 하고 싶은데 고민이다’라고 외쳤다”라며 “미니님은 제게 ‘이 키에 나도 젠더하는데, 너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지’라고 격려해줬다. 저는 그날 이후 확고하게 결정하고, 여성으로 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저는 너무 여성스럽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당했고,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달고 살았다”며 “사회가 이렇게 차가운 곳인지 몰랐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끔찍한 혼종, 괴물, 반 변태라는 직접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아오니까 제 자존감이 바닥을 찍었다. 다른 사람들이 던진 말이 상처로 다가왔지만, 스스로 이렇게 살고 있다는 행복감이 더 컸기에 삶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질병에 대한 혐오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로 인해 서구권에서는 아시아인들을 혐오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만연해 있었다. 특히 대표적인 예시가 에이즈다. 질병은 혐오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없고, 감염자들을 혐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