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 주가 올해에만 48% 하락...실적 부진 영향
미국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의 주가가 2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14% 급등했다. 미국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로빈후드의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영향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FTX가 내부적으로 로빈후드 인수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로빈후드 지분 7.6%(약 6억4800만 달러 상당)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당시 뱅크먼-프리드 CEO는 로빈후드 지분 취득 배경에 대해 "매력적인 투자 기회"라며 언급했다.
로빈후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젊은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을 타고 급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이 회사의 주가는 매출 감소와 이용자 감소로 올해에만 48% 급락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3% 감소한 2억99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해 1700만 명에서 올해 1590만 명으로 감소했다.
가상자산 시장 급락세도 로빈후드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로빈후드의 경우 지난 2018년 시작한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가 증권거래 서비스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뱅크먼-프리드가 운영하는 FTX는 전 세계 가장 큰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다. 미국에서 서비스하지 않고도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의 경쟁업체로 손꼽힌다. 뱅크먼-프리드는 최근 유동성 위기에 빠진 부실 코인업체 2곳에 거액의 긴급 자금을 지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코인 대출회사 블록파이에 2억5000만 달러, 코인 브로커리지 업체 보이저디지털에 5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제공했다.
한편, CNBC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블룸버그 보도 이후 "로빈후드의 비즈니스 전망과 그들과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잠재적인 방안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로빈후드와 인수·합병(M&A)에 대한 적극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