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때까지”…술집서 10대 21명 집단 의문사

입력 2022-06-29 07:23 수정 2023-05-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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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10대 20여명이 집단 의문사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트런던의 한 술집 앞에서 유가족들이 경찰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10대 20여명이 집단 의문사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트런던의 한 술집 앞에서 유가족들이 경찰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장관은 일요일인 지난 26일 새벽 동남부 항구도시 이스트런던의 한 술집에서 십대 21명이 집단으로 의문사했다. 헤키 첼레 남아공 경찰장관은 "그들은 죽을 때까지 춤췄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더시티즌 등 현지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이들 10대 사망자 연령대는 13∼17세로 소년 12명, 소녀 9명이었다.

이들의 순차적인 사망 추정 시간은 휴일 오전 2시 13분에서 4시라고 첼레 장관은 말했다.

첼레 장관은 "그들은 춤추고 쓰러져 죽었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지럼증을 느끼고 소파에서 잠자면서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모두 아이들이었다. 누군가가 주목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이 쓰러지면 다른 사람들이 이들을 한쪽에 밀쳐놓고 계속 춤췄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경찰에게 당시 뭐 하고 있었느냐고 엄중히 따지고 있다고 첼레 장관은 전했다.

문제의 에뇨베니 술집은 주택가에 바로 붙어 있어 이전에도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소음이 심해 주민들 민원이 제기된 곳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이스트런던이 위치한 이스턴케이프주(州) 주류협회는 해당 술집 주인을 고소할 방침이다. 18세 이하는 주류판매가 위법인데도 버젓이 행해졌기 때문이다.

남아공 경찰은 현지 경찰과 함께 최대한의 경찰력을 수사에 투입했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당시 술집 안은 1, 2층 모두 사람들로 이미 가득 찼고, 바깥에서 들어오려는 사람들로 혼잡이 빚어졌다는 진술도 나왔다.

또 당시 주류 판촉으로 술집에 고용된 시노부유 모니아네(19)는 "스프레이를 공중에 살포한 냄새가 강하게 났고, 누군가 '질식하고 있다'며 '죽어가고 있다'고 소리쳤는데 가득 찬 사람들 때문에 문까지 헤쳐나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술집 안에서 음악을 틀던 DJ의 증언도 이어졌다. 그는 "장내가 너무 혼란해 음악을 중지했는데도 광란의 춤판이 계속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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