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사업체들의 채용인원이 구인인원에 17만4000명 모자라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엔데믹(풍토병화) 수순에 돌입하면서 채용수요가 회복됐지만, 정작 일하겠다는 사람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용노동부는 29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서 올해 1분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인원이 130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3만7000명(22.3%)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채용인원은 112만8000명으로 16만5000명(17.2%) 느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미충원 인원은 17만4000명으로 7만2000명 늘고, 구인인원 대비 비충원율은 13.4%로 3.8%포인트(P) 올랐다.
산업별 미충원 인원은 제조업(5만8000명), 운수·창고업(2만2000명), 도·소매업(1만8000명) 순으로 많았다. 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직종별로는 운전‧운송직(2만5000명), 경영‧행정‧사무직(1만9000명), 제조 단순직(1만5000명), 영업‧판매직(1만4000명) 순으로 미충원 인원이 많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경영‧행정‧사무직에서 증가가 두드러졌다.
미충원율은 산업별로 운수·창고업(47.9%), 직종별로 운전·운송직(41.1%)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사업체의 미충원율이 14.7%로 4.2%P 올랐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5.6%로 1.1% 증가에 그쳤다. 300인 미만 사업체는 내국인 수급에, 300인 이상 사업체는 외국인 수급에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권태성 고용부 고용지원정책관은 브리핑에서 “작년까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채용인원이나 구인인원 자체가 작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해) 늘어난 비율은 굉장히 크게 보일 수 있다”면서도 “작년보다 굉장히 인력 부족이 큰 건 사실이고, 회복 과정에서 그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미충원 사유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3.7%)’이 기장 많았고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19.0%)’ 이뒤를 이었다. 직능수준이 높을수록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 또는 학력‧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비율이 높았으며, 직능수준이 낮을수록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이라는 비율이 높았다.
전체 사업체의 4월 1일 기준 부족인원은 64만2000명에 달했다. 전년 동기보다 22만7000명(54.6%) 급증한 수치다. 이에 따라 2~3분기 채용계획인원도 65만 명으로 21만9000명(50.8%) 증가했다. 부족인원은 제조업과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순으로 많았다. 이들 산업은 부족인원 증가 폭이 가장 큰 산업이기도 하다. 직종·규모별로는 음식 서비스직과 경영‧행정‧사무직에서,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 부족인원과 채용계획인원이 많았다.
사업체의 절반 이상은 인력 부족을 해소하고자 ‘채용비용 증액 또는 구인방법 다양화(55.7%, 이하 복수응답)’를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임금(급여) 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32.7%)’을 선택한 사업체는 전체 사업체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