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력 확보 사활 건 삼성전자-SK하이닉스…2년 만에 초봉 700만 원↑

입력 2022-06-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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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인력 확보 위해 치열해지는 ‘임금 경쟁’
삼성전자, 2년 만에 초봉 4450만 원→5150만 원
SK하이닉스 5050만 원…올해 12.8% 인상 요구
정부-재계 “물가ㆍ임금 연쇄 상승 우려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 28일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어려운 점을 감안해서 경영계에서는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 28일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어려운 점을 감안해서 경영계에서는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정부와 재계가 과도한 임금 인상으로 인한 ‘퍼펙트스톰’(총체적 복합위기)을 우려하는 가운데 반도체 인력 확보를 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임금 경쟁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인력 부족 상황이 장기화하자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경쟁적으로 인상했다. 최근 2년간 양사가 올린 금액만 초봉 기준 700만 원 수준이다.

재계에서는 경쟁적인 임금 인상으로 인해 부작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에 따른 퍼펙트스톰이 예상된다. 특히 IT업계의 개발자 구인난에서 시작된 임금 인상 여파가 전자업계를 넘어 제조업계 등으로도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전날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고임금 근로자들의 임금이 지나치게 올라 대·중·소 기업 간 격차를 심화시키고 물가 인상을 가속화시킨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임금인상 경쟁은 올해도 임금인상과 함께 성과급 등 처우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매년 초, SK하이닉스는 중순께 그해의 임금인상률을 각각 결정한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의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4450만 원이었고 SK하이닉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기존 4450만 원에서 4800만 원으로 약 350만 원 올렸는데, SK하이닉스가 같은 해 6월 신입사원의 초임을 5050만 원으로 대폭 올리면서 삼성전자를 역전했다.

당시 SK하이닉스의 평균 임금률은 예년의 2배 수준인 8.07%로 회사 내부의 처우 불만 및 IT업계를 중심으로 시작된 연봉 인상 분위기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처우에 대한 문제 제기가 쏟아지자 올해 4월 삼성전자는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인 평균 9%의 임금인상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기존 4800만 원에서 5150만 원으로 다시 한번 350만 원 올리며 SK하이닉스를 다시 제쳤다. 삼성전자의 대졸 신입사원 초임이 2년 만에 약 700만 원이나 오른 셈이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올해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기본급 기준 12.8%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또다시 삼성전자를 역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성과급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올해 상반기 경영 성과에 대한 정기 성과급 지급률을 임직원들에게 조만간 공지할 예정이다.

양사 간의 치열한 임금 경쟁에 최근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기업들에 경쟁적인 임금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추경호 부총리 전날 “최근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임금인상 경향이 나타나 매우 우려스러운 모습”이라며 “소위 잘 나가는 여력이 큰 상위 기업이 경쟁적으로 높은 임금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금을 올리면 물가와 임금의 연쇄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며 “우리 경제의 어려운 점을 고려해서 경영계에서는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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