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에 가고 싶다] 남이섬·자라섬 가는 길목 ‘가평역’

입력 2022-06-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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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역은 1939년 경춘선이 개통하며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 오랫동안 청춘들의 MT 1번지로 역할 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57년 삼각 박공지붕의 아담한 역사를 거쳐 1997년 신축된 옛 가평역은 푸른색 지붕과 연결된 V자 기둥이 인상적인 현대식 건물이었다. 가평을 찾는 관광객이 점차 증가하며 역사도 꾸준히 성장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2010년 경춘선 복선 전철화로 기존 대곡리에 있던 가평역이 달전리로 신축, 이전하게 되었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고 자라섬 등 관광지도 더욱 가까워지게 되었는데, 이런 관광역사의 특성을 반영하여 맑은 호수의 물빛을 닮은 유리 외벽의 현대식 역사로 재탄생하였으며, 부기 역명으로 자라섬과 남이섬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또한 2014년에는 역 광장을 활용,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7만 8천 본의 꽃이 있는 플라워 랜드를 조성하여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역사로 꾸며졌다

경춘선 옛 구간이 지나던 폐선부지. 사람도 열차도 떠나고, 역사도 철거되었지만 사라지고 난 뒤에 다시 돌아오는 것이 있다. 기적 소리가 메우던 옛 역사 공간을 채워가는 음악 소리. 2018년, 옛 가평역이 ‘음악역 1939’로 돌아온 것이다. 통기타를 들고 자유로움을 노래했던 청춘의 역사. 옛 가평역. ‘음악역 1939’는 1939년 개통했던 옛 가평역의 역사성에, 가평군이 국내 최초 음악 도시로 나아가는 상징을 더해 탄생한 것으로 방문객들이 크고 작은 음악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이자 음악인들의 창작 활동과 공연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뿐만 아니라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던 옛 경춘선 포토존 가평철교는 인도교로 탈바꿈하였으며, 폐선 옆에 시장도 ‘가평잣고을 1923’으로 새롭게 탄생하였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가평군(嘉平郡)은 원래 고구려의 근평군(斤平郡)이었던 것을 경덕왕이 개칭한 것이다. 지금도 그대로 부른다”는 기록이 나온다. 오래전 가평은 ‘가라바라’ 혹은 ‘가라버러’로 불리던 곳으로 ‘바라’ 혹은 ‘버러’는 벌을 의미하여 ‘평(平)’이 되었으나, ‘가라’의 의미는 ‘크다’, ‘아름답다’, ‘갈라지다’ 등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가평은 그 모든 해석이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 휴양지, 남이섬과 자라섬을 골라갈 수 있는 갈림길. 33만㎡ 넓은 들판에 조성된 국내 최초 정원식 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에 동화 속 세상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쁘띠 프랑스. 그 모든 곳을 품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침고요수목원은 밤하늘을 수놓는 별천지로 유명하다. 약 1800여 종에 이르는 식물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분재 정원, 단풍 정원, 한국 정원 등 다양한 주제로 매년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 곳으로 2015년부터 연속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남이섬은 춘천시와 가평군의 경계로, 섬으로 가는 나루터는 가평역에 인접해 있지만 실제 섬은 춘천에 위치해 있다. 홍수로 주변 지역이 물에 잠길 때만 섬이 되는 반쪽짜리 섬이었지만 청평 댐이 건설되면서 완전한 섬이 되었다. 실제 남이장군의 묘는 화성시 비봉면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남이섬이라는 지명 역시 남이장군의 묘소로부터 유래하였다고 전해진다. 과거 앞섬이라는 뜻의 ‘남섬’이라고 불리었는데, 구전되는 과정에서 섬 어딘가에 남이장군의 묘소가 있다 하여 남이섬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남이섬은 1960년대부터 관광지로 개발되어 다양한 놀이시설과 숙박시설, 동물원 등이 있는 종합휴양시설로 성장하였다. 사계절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남이섬은 특히 2002년 한류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일본 등 아시아 관광객이 주로 찾는 명소이다. 상상의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는 의미의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브랜드로 대표되기도 한다.

가평역과 가까운 자라섬은 북한강이 가평 초입에 이르러 속도를 늦추면서 만든 반달 모양의 섬으로, 자라의 목처럼 생겼다고 하여 자라섬이라 불리게 되었다. 해방 이후 중국인 몇 명이 농사를 짓고 살았다고 하여 과거에는 중국섬이라고도 불렸다고도 한다. 비가 내리면 섬 일부가 물에 잠기는 곳으로 개발이 되지 않았다가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면서 다양한 페스티벌이 열리는 축제의 장이자 가평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게 되었다.

자라섬의 상전벽해를 알린 국제 재즈 페스티벌은 재즈라는 음악을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세계 여러 뮤지션들이 참가하여 2004년 약 3만여 명의 관객으로 시작, 2013년에는 약 27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면서 국제적인 재즈 페스티벌로 성장하였다. 이런 배경으로 2008년에는 가평 옛 읍사무소가 재즈센터로 바뀌고, 다양한 음악 관련 문화행사와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철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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