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법률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세 번째 연임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30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조 회장과 신한은행 인사담당자 7명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외부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관리하면서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2018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재임할 당시 특정 지원자 3명의 지원 사실과 인적 관계를 인사부에 알려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유죄로 봤다.
하지만 2심은 조 회장의 관여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의혹을 받는 지원자 2명이 정당하게 합격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서류전형 부정합격자로 보이는 다른 지원자 1명은 조 회장의 관여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조 회장이 최종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3연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과 신한금융 내부규범에 따르면 집행유예를 포함해 징역·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5년간 경영진이 될 수 없다. 조 회장은 무죄가 확정돼 3연임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쌓아온 공적도 3연임 가능성을 뒷받침해준다. 조 회장이 취임한 2017년 이후 신한금융의 실적은 매년 증가했다.
조 회장 취임 후 첫 해였던 2017년에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2조9177억 원의 순익을 냈다. 2018년에는 3조1570억 원을 기록하면서 3조 클럽을 달성했다. 이후 2019년 3조4035억 원, 2020년 3조414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조193억 원의 순익을 내며 연간 순익 4조 클럽에 가입했다.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완전한 금융그룹 형태를 완성한 공로도 있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2017년 신한리츠운용 출범, 2019년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인수, 2020년 네오플럭스 인수, 2021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지분 인수 등 공격적인 M&A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BNP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금융그룹 내부에서 비어있던 마지막 퍼즐(사업)을 맞췄다.
이 같은 노력은 수익 다변화로 이어졌다. 지난 2017년 기준 신한금융지주의 순익 중 핵심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42%로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이 공격적인 M&A를 통해 수익을 다양화했고, 무엇보다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인수하면서 화학적 통합을 이룬 점은 가장 큰 공로"라면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무리 없이 3연임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