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상근직원의 당내경선운동을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처벌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1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직원 신분으로 정의당 비례대표 당내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의원 측은 1심에서 서울교통공사 상근직원의 당내경선운동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조항들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정당한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지만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에 위반된다고 봤다.
헌재는 “서울교통공사 상근직원의 지위와 권한을 종합하면, 특정 경선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경선운동을 한다고 그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가 일반 사기업 직원의 경우보다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정 범위 내에서 제한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으나 직급에 따른 업무의 내용과 수행하는 개별, 구체적인 직무의 성격에 대한 검토 없이 모든 상근직원에게 경선운동을 금지하고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에 지위를 이용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들은 금지·처벌하는 규정이 있어 당내경선의 형평성,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은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관련 업무 집행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등 당내경선의 형평성, 공정성에 미칠 영향력이 일반 사기업 직원보다 크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