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월세화’ 심화…월세 가격·비중 역대 최고

입력 2022-07-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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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올라 월세 전환 늘어
정부 "임대차법 현실적 개정"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계속되면서 월세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월세로 수요가 몰리면서다. 이에 정부는 임대차법을 폐지에 가깝게 대폭 개선하겠다고 했다.

3일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는 103.6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03) 대비 0.6포인트(p) 상승했다. 전용면적 95㎡ 이하 중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더 높을수록 월세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는 2020년 90.8을 기록한 이후 25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서울은 올해 1월 100을 기록한 뒤 2월 100.8→3월 101.2→4월 101.8→5월 102.3→6월 102.8 등 계속해서 증가세다.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올해 1월 104만1000원에서 지난달 105만3000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124만9000원에서 125만6000원으로 늘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월세로 전환해서 계약하는 사례가 많이 늘었다”며 “여기에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 이자가 커지면서 그 일부를 월세로 전환해서 계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전세 물량이 많지 않고, 최근 들어서는 월세 선택이 뚜렷하기 때문에 월세 및 반전세 거래는 당분간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임대차 거래 중 월세 거래 비중은 큰 폭으로 뛰고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임대차 거래량은 40만403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9.5%(24만321건)가 월세 거래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다. 월세 거래량은 전월 대비 84.4%, 전년 동월 대비 242.5%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전체 임대차 거래량 27만5616건 중 58.1%(16만364건), 서울은 12만102건 중 57.5%(6만9169건)가 월세 거래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화를 위해 임대차법을 폐지에 가깝게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은 당사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시뮬레이션도 없이 만든 졸속 법”이라며 “좀 더 현실적이고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폐지에 가까운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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