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5일 오전 8시 30분 본관 15층 대회의실에서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이환석 부총재보를 비롯해 조사국장, 경제통계국장, 공보관,조사총괄팀장, 물가동향팀장이 참석했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5월 5%를 웃돈 지 한 달 만에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에 진입하는 등 올해 들어 물가 오름세가 빠르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지속,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물가상승압력 증대, 전기료·도시가스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보는 또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4%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물가상승압력이 다양한 품목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임금-물가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과 통계청에 따르면 6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를 기록했다. 1998년 11월(6.8%) 이후 처음으로 6%를 넘었다. 외식 및 가공식품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다.
특히 외식(8.0%)은 1992년 10월(8.8%), 가공식품(7.9%)은 2011년 12월(8.6%)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오름세 확대는 원유, 곡물 등 해외 공급측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또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도 상당폭 높아진 데 기인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으로 여타 부문으로도 물가상승압력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구매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에너지, 식료품 및 외식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5월 3.3%에서 6월 3.9%로 큰 폭 상승했다.
한은은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물가상승압력 증대, 전기료·도시가스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침체 우려 확산 등으로 향후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나 단기간 내 고유가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곡물 등 세계식량가격 역시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 수출제한,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부진 등으로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외식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여행·숙박 등 여가활동이 증대되면서 국내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도 상당기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은은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