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올해 40% 상승, 엔화로는 70% 오른 꼴
에너지 가격 부담, 종이나 철강 등 다른 산업으로 번져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감소에 수요 회복이 겹치면서 올해 들어 40% 넘게 상승했지만, 엔화 가치로 환산하면 이는 거의 70% 상승에 육박한다. 그만큼 일본 원유 수입업체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게 됐다.
액화천연가스(LNG) 1톤을 엔화로 수입하는데 드는 비용 역시 5월 기준 전년 대비 120% 상승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인 나카노 선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높아진 에너지 가격과 폭락하는 통화 가치를 포함한 여러 요인이 일본의 에너지 안보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이 겪은 심각한 에너지 위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10여 년 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 내 원전 대부분이 가동을 멈춘 것도 에너지 위기를 심화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의 재생에너지 사용분은 전체 에너지의 10%에도 못 미친다. 현재로선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비싼 원유를 구매하는 게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엔저에 따른 수입 비용 부담은 이제 원유를 넘어 종이와 강철, 콘크리트 등 다른 주요 원자재 가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는 업계에 가격 인상을 압박하고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있어 일본 물가가 추가로 상승할 위기에 처했다.
일본제지협회의 아키야마 다미오 전무는 “우리 산업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가격이 이렇게 빠르게 치솟은 것을 이제껏 본 적 없고 엔화에 대한 전망을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