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 문화재 돌아오는데 지구 160바퀴…고궁박물관, ‘환수문화재’ 특별전 연다

입력 2022-07-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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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
▲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

국립고궁박물관이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내일부터 환수문화재 40여 점을 전시하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와 올해 3월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 ‘백자동채통형병’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 밖에도 조선 후기 보병들이 입었던 ‘면피갑’과 덕혜옹주가 입었던 '예복' 등이 전시된다.

박물관은 6일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2012년 7월에 설립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해외에 산재한 우리 문화재를 환수 및 관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물관은 재단의 사업을 홍보하고 환수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열성어필
▲열성어필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총 3점의 환수문화재 중 ‘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는 조선 후기에 제작됐다. 무늬의 표현과 자개의 제작 수준이 뛰어나 전시와 연구 등의 활용 가치가 높다.

‘열성어필’은 조선 왕들의 글씨인 어필을 탁본해 엮은 책이다. 1722년 간행본이지만 새로운 어필을 추가해 1725년 다시 출간한 드문 형태로 ‘열성어필’의 전모를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백자동채통형병
▲백자동채통형병

‘백자동채통형병’은 원통형 백자의 표면을 구리 안료로 칠해 장식한 도자기다.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스탠리 스미스(Stanley Smith)가 소장했던 것으로 우리 문화재가 국외로 반출된 경위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있다.

재단에 따르면 ‘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는 지난해 일본 개인 소장자에게 직접 구매했다. ‘열성어필’과 ‘백자동채통형병’은 올해 3월 미국 경매에 출품된 것을 구매했다.

▲면피갑 (문화재청)
▲면피갑 (문화재청)

한편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관심 가질 만한 유물은 조선 후기 보병들이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면피갑’과 덕혜옹주가 입었던 ‘예복’이 꼽힌다.

면피갑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소장된 사례가 많지 않아 희소성이 높은 유물이다. 독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을 재단이 확인했고, 보존처리 등 지원 방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문화재의 가치를 인정한 수도원 측이 2018년에 기증했다.

▲덕혜옹주가 입었던 예복
▲덕혜옹주가 입었던 예복

덕혜옹주가 입었던 예복은 ‘녹당의’와 ‘스란치마’로 구분된다. 이들 유품은 덕혜옹주가 일본에 머물던 당시 남긴 조선 왕실 복식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당대 최고 수준의 왕실 복식 유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2015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이 기증했다.

김계식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특별전은 무엇보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재단의 주요 성과를 정리해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재단은 지금까지 총 6개국으로부터 784점의 국외문화재 환수성과를 올렸다. 재단 직원들이 환수 작업을 위해 비행한 거리는 약 629만km로 지구를 160바퀴를 돈 거리다. 특별전을 통해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별전은 내일부터 9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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