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항 어선 3척 방화 혐의 50대 긴급체포…범행 일체 부인

입력 2022-07-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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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정박 중인 연승어선 3척에 불이 나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출처=제주 동부소방서 제공)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정박 중인 연승어선 3척에 불이 나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출처=제주 동부소방서 제공)

지난 4일 새벽 제주 성산항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와 관련해 50대 남성이 방화 혐의로 해경에 붙잡혔다.

서귀포해양경찰서는 선박 방화 혐의로 50대 남성 A 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일 새벽 성산항에 정박 중인 연승어선 3척에 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해경은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A 씨의 방화 혐의와 차량 번호를 확인하고, 탐문을 벌인 끝에 5일 오전 11시 45분쯤 성산읍 모처에서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해경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4일 새벽 3시 11분쯤 차량을 몰고 성산항 내 선박이 계류된 곳에 도착해 차량 트렁크에서 하얀색 물체를 꺼낸 뒤 차량 주유구에 넣었다가 뺐다. 새벽 3시 18분쯤에는 항구에 정박 중인 9척의 선박 중 가장 안쪽에 있는 선박의 갑판 위로 올라탔다. 이어 두 번째 선박의 갑판을 지나 화재가 발생한 B호(29t)로 넘어가 자취를 감춘 뒤, 47분 뒤인 새벽 4시 5분쯤 다시 B호 갑판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A 씨는 육상으로 나간 뒤 자신의 차를 타고 새벽 4시 6분쯤 현장을 떠났다.

A 씨가 현장을 벗어난 뒤 B호에서는 검은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오전 4시 23분쯤 세 차례의 폭발성 불꽃과 함께 불길이 솟구쳤다.

이날 화재는 선박에 있던 기름에 옮겨붙으면서 불이 난지 12시간 30분만인 오후 4시 59분쯤 겨우 진화됐다. 화재 당시 해당 어선들에 사람이 없어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어선 3척이 심하게 탔고, 진화 작업에 동원됐던 고성능 화학차 1대도 불에 탔다.

A 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선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화재 어선 3척의 선원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추가 조사와 보강 증거 확보 후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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