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 대신 교섭 재개를 선택했지만 자동차 부품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계는 현대차 노조의 임금협상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한다면 국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완성차 업체가 생산을 멈추며 부품사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사 측과 13차 단체교섭을 시작으로 다시 협상에 돌입했다. 이는 전날인 5일 중앙쟁의대책위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사 측과의 교섭 재개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4일 이동석 현대자동차 대표이사는 “조속한 교섭 재개로 대내외 우려를 불식시키고, (임금협상을) 원만히 마무리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나가자”며 교섭 재개를 요청했고, 노조는 회의를 거쳐 요청에 응했다.
다만 파업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상태다. 현대차 노조는 교섭을 재개했지만 9일부터 특근을 전면 중단한다. 여름 휴가 기간을 앞두고 생산 물량을 맞추기 위해 특근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어느 정도 생산량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노조는 △홍보 투쟁 △선전전 △사 측 교육 거부 등 낮은 수의의 쟁의행위를 이어가며 교섭 과정을 지켜보고, 협상이 원만하지 않을 경우 파업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차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으며 부품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생산을 멈추면 자연스럽게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생기며 생산 계획, 매출 등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현대모비스가 가장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샤시 모듈 등 여러 모듈과 다양한 자동차 부품들을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파업 여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큰 형님’ 같은 현대차 완성차 생산 라인이 서면 부품사의 생산이 의미가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모비스의 경우 노조가 현대차 노조에 속한 위원회라는 점에서 현대차가 파업할 경우 함께 파업할 가능성도 크다.
타이어 업계도 현대차 노조 교섭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완성차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핵심 부품인 타이어의 생산 역시 의미가 퇴색된다. 타이어사의 타이어 판매는 크게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형 타이어(RE)로 나뉘는데, 현대차는 타이어 업계의 OE 판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가장 큰 국내 고객사이기에 파업의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매출에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공동 투쟁에 나서기로 한 만큼 현대차가 파업할 경우 파업이 기아 등으로 번지며 부품사들의 걱정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