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5만 늪에 빠진 삼성전자...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탄 버핏의 예지력

입력 2022-07-06 17:40 수정 2022-07-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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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에 사람 있어요~” “9층에도 있습니다!!”

개미들의 곡소리가 날로 늘고 있습니다. 국내 대장주로 꼽히던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전자’에 주저앉더니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때 10만 전자 기대감에 뛰어들었던 개인 투자자들도 이제는 “‘반려 주식(원금 회수가 어려울 정도로 떨어져 죽을 때까지 보유해야 한다는 뜻의 신조어)’ 삼겠다”며 백기를 든 지경입니다.

그런데 ‘5만 전자’의 늪에 빠지기 전, 일찌감치 손을 턴 투자자가 있습니다. 바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버크셔) 회장입니다.

“삼전 아주 저렴했다”...선견지명 버핏?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오마하/REUTERS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오마하/REUTERS연합뉴스)
2018년 2월 미국 CNBC방송 ‘스쿼크 박스’(SQUAWK BOX)에 출연한 버핏은 삼성전자가 주당 100만 원쯤 할 때 주식을 매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버핏이 주식을 매수할 당시는 2018년 1월 삼성전자가 주식을 50대 1로 액면분할 하기 전입니다. 즉 버핏은 액면분할 후 기준으로 주당 2만 원에 매수한 셈이죠.

인터뷰에서 그는 삼성전자의 주가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에 샀다”고 자평하며 “아주, 아주 저렴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천억 정도 이익을 봤다”며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4억인가 5억 달러를 벌었다”고 말했습니다. 환차익까지 포함해 한화로 4000~5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겁니다.

물론 버핏이 삼성전자의 매수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추측은 가능합니다. 버핏은 삼성전자 매수 시점에 비해 주가가 약 80% 급등한 시점에 매도해 수억 달러를 번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를 감안하면 당시 버핏은 삼성전자에 약 5억~6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본래 버크셔의 투자처는 대부분 미국 기업입니다. 그런데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에 투자한 이유로 버핏은 삼성전자의 낮은 밸류에이션을 꼽았습니다. CNBC 인터뷰 당시 버핏은 “삼성은 보유 현금이 많은 데다가 자사주 매입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며 “그런데도 (주가는) 매우 싸고, 튼튼하고 좋은 기업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삼성전자와 버크셔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두 기업 모두 다양한 사업체를 거느리는 거대 기업입니다. 삼성은 가전, 반도체, 가전, 의료기기, 보험, 조선, 테마파크 등을, 버크셔는 보험, 에너지, 제조, 건설, 운송, 소매 등 다양한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도 버핏은 삼성전자 주식을 매우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했을지도 모릅니다.

갤럭시→아이폰으로 갈아탄 버핏

▲워런 버핏이 쓰던 삼성 폴더폰. (출처= CNBC 캡처)
▲워런 버핏이 쓰던 삼성 폴더폰. (출처= CNBC 캡처)
버핏은 주식에서만 손을 턴 것이 아닙니다. 2020년 버핏이 수년간 써오던 삼성의 폴더폰을 애플의 아이폰으로 교체해 이목이 쏠린 적이 있습니다. ‘버핏이 삼성에서 애플로 갈아탔다’면서 말이죠.

버핏이 오랜 기간 사용하던 휴대폰은 삼성전자가 2010년에 출시한 폴더폰(SCH-U320)입니다. 그가 아마존에서 약 20달러(약 2만 원대)를 주고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제품입니다.

그러나 2020년 2월 CN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버핏은 새 휴대폰인 아이폰 11을 공개했습니다. 애플의 대주주지만 삼성의 폴더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버핏에게 큰 변화였습니다.

아이폰11은 버핏이 직접 구입한 건 아닙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버핏에게 직접 사용법을 알려주며 선물로 건네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팀 쿡은 버핏이 아이폰을 사용하게 하려고 오랫동안 공들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심지어 2018년 팀 쿡은 버핏에게 ‘아이폰X’를 선물하면서 “버핏이 아이폰을 써주면 실리콘밸리에서 버핏이 살고 있는 오마하로 직접 날아가 아이폰 세팅을 돕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팀 쿡의 이 같은 노력은 버핏이 애플의 대주주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버핏의 투자 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애플의 대주주인데, 정작 사용하는 휴대폰 기종이 삼성전자 제품이니 그럴 만도 하죠. 게다가 세계적 부호인 버핏이 자사 제품을 써 주는 것에도 의미가 크고요.

버핏에게 아이폰을 선물해 휴대폰을 교체한 시점도 절묘합니다. 휴대폰을 교체하던 당시 삼성전자가 Z플립 폴더블폰을 처음 내놓은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버핏이 오랜 기간 삼성 폴더폰을 쓴 이유는 고령인 그가 스마트폰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전부터 팀 쿡이 수차례 아이폰 선물을 제안해도 “전화 기능만 있으면 충분하다“며 거절했던 것을 보면, 버핏이 단순히 스마트폰 사용을 어려워했던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식 매도 시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핸드폰 교체 시점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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