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 경상수지 흑자 전환했지만, 웃을 수 없는 이유

입력 2022-07-07 15:10 수정 2022-07-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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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 늘고, 수출도 불확실성 커

▲김영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5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김영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5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우리나라 5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웃을 수만은 없다. 흑자 규모가 1년 전보다 크게 줄었고 향후 불확실성도 여전해서다. 경상수지 흑자 급감은 공급망 차질 심화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이 늘었고, 이에 상품수지 흑자 폭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는 1년 전보다 58.5%(39억1000만 달러) 감소한 27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수출(617억 달러)이 석유제품·화공품·반도체 등의 호조로 20.5%(105억 달러) 늘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 탓에 수입(589억6000만 달러) 증가 폭(32.4%·144억1000만 달러)이 더 컸기 때문이다.

5월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 수입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무려 52.9% 급증했다. 원자재 중 석탄, 가스, 원유의 수입 증가율은 각 231.4%, 73.9%, 65%에 달했다.

서비스수지는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월(-4억9000만 달러) 이후 4개월 만에 적자 전환이다. 전년 동월 대비 적자 폭은 7억1000만 달러 축소됐다. 높은 수출 화물운임 영향으로 운송수지 흑자 규모가 14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억1000만 달러 확대됐으나 가공서비스와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수지가 감소했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14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흑자 폭이 35억8000만 달러 줄었다. 특히 배당소득 수지가 1년 사이 42억2000만 달러에서 5억2000만 달러로 급감했는데, 지난해 5월 일회성 대규모 배당 수입에 따른 기저 효과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5월 중 30억3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자산)가 54억7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부채)는 13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71억3000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역시 24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김영환 금융통계부장은 “외국인의 국내주식투자는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감소가 지속된 반면 채권투자는 장기채권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은은 상반기 경상 수지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가 상반기 210억 달러, 하반기 290억 달러로 연간 500억 달러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6월 경상수지 흑자가 18억3000만 달러 이상을 기록하면 상반기 목표를 달성한다.

문제는 하반기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수입액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출마저 흔들리면 하반기 경상수지가 적자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5.4%로 2021년 2월(9.3%) 이후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월별 수출 증가율은 2월(20.8%) 이후 3월(18.8%)과 4월(12.9%) 계속 줄었다.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이틀 늘었던 5월에만 21.3%로 뛰었다가 6월에 다시 고꾸라졌다.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달러당 1300원을 넘나드는 원화 약세도 골칫거리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고환율은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여줬지만, 이번에는 원자재 수입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차별적인 수출시장 접근과 공급망 안정화 노력이 요구된다”라며 “원자재·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해 민·관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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