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한미 금리역전, 4년 전엔 코스피 수익률 마이너스…이번엔?

입력 2022-07-08 12:40 수정 2022-07-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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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다. 이달 우리나라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25%, 미국은 2.5%로 역전된다.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은 연말 우리나라 기준금리 전망치를 3%, 미국은 연말 3.5~3.7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상 한미 금리역전 현상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바뀔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촉각이 설 수밖에 없다. 과거 한미 금리 역전기의 시장 상황을 살펴봤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1999년 이후 3번

(출처=한국투자증권)
(출처=한국투자증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발표한 1996년 5월부터 현재까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사례는 총 3번이다.

먼저 IMF 직후인 1999년 6월부터 2001년 2월까지 우리나라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았다. 이어 ‘차이나플레이’(중국 시장발 호재)가 성행한 2005년 8월부터 2007년 8월까지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 두 번의 사례는 경기 확장기로 금리 역전과 관계없이 코스피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999년 경우 코스피 6개월 수익률은 35.4%였고, 2005년은 26%였다.

세 번째 한미 기준금리 역전 사례는 연준의 정책 정상화가 진행된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이다. 이 시기는 경기 둔화시기로 현재 상황과 매우 닮았다. 2018년 금리가 역전되고 당시 3월을 저점으로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 순매도했다. 2018년 금리 역전기에 코스피 수익률은 -4.3%로 전환하며 미국보다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에 의해 방향이 크게 좌우된다. 특히, 환율은 자본차익 외에 환차익과 관련 부분이 총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 모멘텀이 둔화하고 금리 역전으로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외국인은 시장에서 이탈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외국인 매도 우위가 나타날 수 있는 기준금리 역전기엔 지수 자체의 상승 탄력이 약해질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현시점에서 발 빠른 연준에 금리 역전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시장의 자본 유출 우려가 더 커진 것이다.

시장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자이언트스텝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6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이 0.75%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탓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치를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83.8%에서 6월 FOMC 의사록 발표 후 96.3%로 높아졌다. 사실상 한미 기준금리 역전 예고다.

(출처=한국투자증권)
(출처=한국투자증권)

과거에서 찾는 투자 아이디어

앞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원·달러 환율을 끌어 올리고 외국인 자본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내 지수 상승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건 투자자 관점에서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이냐다.

전문가들은 수급 불안으로 상승 탄력이 약화한 전체 지수보다 따로 움직이는 개별 업종에 관심을 두는 것이 수익률 방어에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2018년 3월 이후 2년간의 금리 역전 국면에서 전체 지수는 부진했으나 산업재, IT 등은 상당히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당시 산업재 중에선 건설, 기계, IT에선 하드웨어 반도체 가전이 수익률을 달성했다. 경기소비재는 부진했지만, 하위 업종인 화장품, 의류, 호텔, 레저 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나타냈다.

▲이창용 한은 총재(왼쪽)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공동취재단, 워싱턴D.C/EPA연합뉴스
▲이창용 한은 총재(왼쪽)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공동취재단, 워싱턴D.C/EPA연합뉴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향후 시장 접근에 있어 외국인 순매도 영향에서 자유로운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전술적으로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승하는 종목이 계속 그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에 이 중에서 업종과 종목을 선택하는 걸 추천한다”며 “외국인 순매도가 없는 종목 중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종목을 고르는 게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피해가 컸던 리츠 및 빅테크의 주가 회복을 기대한다”면서 “다만, 리세션 및 실적 하향 조정 우려를 감안할 때 리츠가 좀 더 매력적이고 빅테크는 실적시즌 상황을 보면서 대응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증시 회복 여부에는 환율 상황이 핵심 관건”이라며 “연준의 긴축 감속 신호 확보가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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