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는 다르다”…중소기업 ‘규제 모래주머니’ 먼저 푼다

입력 2022-07-0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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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 규제개선 간담회…“덩어리 규제 집중 발굴”

▲7일 경기 하남시청에서 '중소기업 규제개선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7일 경기 하남시청에서 '중소기업 규제개선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 중 하나가 ‘규제개혁’입니다. 실제 중소기업의 발전을 가장 저해되는 문제가 바로 규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예산 한 푼 안 쓰면서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입니다.”(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규제개혁은 역대 정부들이 집권 초기마다 외쳤던 필수 공약이다. 하지만 대다수는 정권 말로 갈수록 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윤석열 정부도 출범 이후 민간·기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 개선 의지를 보였다. 새 정부는 37개 부처에 규제혁신 TF를 구성했고, 당장 중소기업을 옥죄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이정원 국무조정실 제2차장은 지난 정부들의 용두사미를 인식했는지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의 강력한 의지가 없으면 되기 힘들다”며 “윤석열 정부는 다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7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정부는 중소기업 성장과 도약을 발목 잡는 모래주머니 규제혁파를 위해 하남시청에서 ‘중소기업 규제발굴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중기중앙회가 정부의 규제혁신 의지 밝힌 것에 호응해 중소기업 관련 규제를 발굴하는 TF 만들고 처음 간담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중기부·국무조정실·산업부‧환경부‧고용부‧국토부‧지자체 관계자와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를 포함해 총 4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 관계자들과 중소기업 대표들은 마주보고 허심탄회하게 규제 관련 입장을 교환했다.

중소기업계는 규제완화를 위한 △산업단지 규제개선 △외국인 고용규제 개선 △폐기물관리법·개별법 이중처벌 적용 완화 등 12건의 현장건의와 △계획관리구역 내 건폐율 상향 △품질인정제도 개선 등 13건의 서면건의 등 총 25건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규제로 막힌 업종별 애로사항을 목소리를 높여 가며 각 부처에 전달하려고 애썼다.

▲7일 경기 하남시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개선 간담회'에서 조주현 중기부 차관(왼쪽에서 두번째)과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이번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7일 경기 하남시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개선 간담회'에서 조주현 중기부 차관(왼쪽에서 두번째)과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이번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김동현 경기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국내 주조 산업은 전세계 8위임에도 불구하고 제조 현장은 노동력이 부족해 공장 가동률이 50%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며 “외국인 근로자 2명 중 1명은 6개월도 안 돼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는데 이 경우 인력 안정화가 안 되기 때문에 사업장 변경 횟수를 근무기간 중 5회에서 2회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유신하 한국중전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국가계약법 상 입찰요건 갖출 시 중소기업협동조합은 모든 입찰에 참여 가능하나 판로지원법에 의해 입찰참가 범위가 제한된다”며 “판로지원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2009년부터 12년간 지속된 레미콘 믹서트럭 수급제한으로 업계 경영악화와 운송차질 피해가 심각하다”며 “수급조절위원회에 레미콘업계가 위원으로 참석하고 위원회 회의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 타워크레인 정기검사 주기 완화, 승강기 인증품목 축소, LED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시행 재검토, 환경 규제 완화 등도 건의했다. 간담회는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넘겨가며 진행됐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드릴 말씀이 굉장히 많다”, “건의가 많다” 등을 말하며 그동안 해묵은 과제들을 내놓았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규제가 여러 부처에서 중복된 인증을 요구하고, 절차도 복잡할 뿐만 아니라, 여기에 드는 비용이 준조세와 다를 바 없다는 것”며 “조만간 중기중앙회 전 임직원이 전국의 기업현장을 직접 방문해 구체적인 규제 사례를 발굴하고,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7일 중소기업 규제개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7일 중소기업 규제개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이날 정부는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듣고 덩어리 규제를 집중적으로 발굴·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은 “새 정부는 기업이 책임이 따르는 자유를 누리고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는 민간주도의 혁신성장에서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며 “중소기업계의 목소리 강력하게 대변하면서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가 제거될 수 있도록 국조실 등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우제 국토교통부 정책기획관은 “규제 개혁이라는 것은 기존의 공무원의 시각에서 바라봐서는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며 “실질적으로 현업에 계신 경제 주체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에 없는 규제는 안전에 관련되지 않으면 다 폐지하는 게 맞다라는 원 장관의 의지대로 이번 건의안이 충분히 심도 있게 검토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원 국무조정실 제2차장은 “기존의 정부들이 해봤자 뭘 하다가 말았다, 잘 안 됐다 그러는데 기본적으로 윤석철 정부의 규제 개혁은 이전 정부하고 확실히 다를 것이다”며 “이번 정부의 규제 혁신은 가능하다는 것을 성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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