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사기 스캔들’ 장영자, ‘꼬꼬무’ 등판…“난 정권 권력투쟁 희생양” 주장

입력 2022-07-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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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출처=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큰손’ 장영자가 ‘7000억 스캔들’에 대해 “이순자가 사돈이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7일 방송된 SBS 예능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7000억 스캔들 - 큰손 장 회장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경제사범 장영자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꼬꼬무’에 직접 출연한 장영자는 “이 방송이 내게 상당히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입으로 처음 밝히는 내용”이라며 “내가 말하면 팩트가 뒤집힌다. 수십 년째 고정돼서 나를 매도했던 팩트가 뒤집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영자는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큰손’으로, 사채업을 통해 거대한 부를 축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건 나의 재산 형성 과정일 것이다. 그때 우리나라는 정말 가난했다. 해외로 나가면 특히 피부로 느꼈다. 그때 나는 ‘난 개인적으로 부자다. 가난하지 않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21살 연상의 남편 이철희와 결혼하며 권력을 손에 넣었다. 장군 출신인 이철희는 중앙정보부 2인자로 불렸던 인물이다. 또 장영자의 형부 이규광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내 이순자의 삼촌으로, 자연스럽게 처제였던 장영자의 위세도 높아졌다.

이후 장영자·이철희 부부는 기업을 상대로 빚을 유통하는 방식으로 부를 쌓았고, 결국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 부부가 기업들로부터 편취한 연 어음은 액면 합계만 7111억 원에 달했다. 해당 사건은 건국 이래 최대 사기 사건 ‘7000억 스캔들’로 불렸다.

당시 대중들 사이에서는 장영자가 편취한 돈이 정치권으로 들어갔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수사기관은 “장영자와 청와대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그의 돈이 정치자금으로 유입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장영자 부부는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9년 10개월 만에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장영자는 출소 1년 6개월 만에 또다시 구속, 징역 4년을 살고 1998년에 출소했다. 2000년에는 구권 화폐 사기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받아 다시 수감됐다.

장영자는 2015년 칠순 노인이 돼 출소했지만 3년 후 또다시 구속됐다가 올해 초 출소했다. 만 78세의 장영자는 법정에서 선고받은 형량만 33년에 달했다.

꼬꼬무 측은 건국 이래 최대의 경제사범이라고 불리는 장영자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제가 발전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장영자 사건으로 ‘차명 거래로 인한 검은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금융실명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던 것.

당시 정·재계는 금융대란이 찾아올 것이라며 금융실명제를 반대했다. 하지만 김영삼 정권은 전두환, 노태우 정권이 포기했던 금융실명제 추진을 강행해 정착시켰고, 금융대란 등 우려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장영자는 “지금까지 말할 수 없었던 폭탄 발언이 있다”며 “제가 이순자하고 사돈이 아니었으면 일어나지 못했을 사건이다. 제가 주는 돈이 아니다. 저를 통해서 간 것뿐이지”라며 당시 전두환 정권 내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속죄하고 도움을 드릴 방법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행할 용의도 갖고 있다. 좀 더 빨리 이런 이야기를 했으면 좋았을 거다. 더 늦지 않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으로 장영자는 현재 재산에 대해 말하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유체동산으로 골드바 정도가 있는데 하나에 8000~8200만 원 정도 한다. 그거 하나 팔면 서너 달은 산다”며 “또 다른 재산으로는 골동품 2000여 점이 있는데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한 2000억 원 정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꼬꼬무’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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