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재계,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 이유 있었네

입력 2022-07-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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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 초 영국 런던 피카딜리광장 전광판에서 상영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영상 (제공=LG전자)
▲LG전자가 올 초 영국 런던 피카딜리광장 전광판에서 상영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영상 (제공=LG전자)
재계가 2030년 부산국제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는 물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나서 힘을 보태고 있다.

부산엑스포 개최 여부는 내년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170개 회원국의 비밀투표 결과에 달렸다. 현재 2030 엑스포 유치경쟁은 부산·리야드(사우디)·로마(이탈리아)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비밀투표까지 1년 이상 남았지만 유치전 열기는 벌써부터 뜨겁다. 180일 동안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 부산엑스포 유치는 우리나라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인류 문명의 발달과 함께한 엑스포

엑스포는 '등록엑스포'와 '인정엑스포'로 나뉜다. 과거 대전엑스포나 여수엑스포는 '인정엑스포'다. 인정엑스포는 등록엑스포 사이 기간에 한 번씩 특정주제로 최장 90일간 개최된다. 반면 등록엑스포는 광범위한 주제로 5년마다 최장 180일간 열린다. 쉽게 말해 연도 끝자리가 '0', '5'가 되는 해에 열리는 엑스포는 등록엑스포이며, 나머지는 모두 인정엑스포로 보면 된다.

엑스포의 기원은 1851년 영국 런던 수정궁에서 열린 만국 산업생산물 대박람회(런던엑스포)이다. 엑스포에는 수많은 발명품과 신기술이 선보인다. 인류 문명의 진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런던엑스포에선 증기기관차 엔진 등 1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발명품이 첫선을 보였다. 1876년 미국 필라델피아엑스포를 통해 전화기와 재봉틀이 세상에 나왔고, 1885년 벨기에 안트베르펜엑스포에선 자동차가 공개됐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엑스포에선 비행기가, 1915년 샌프란시스코엑스포에서는 에디슨이 장거리 전화를 최초로 시연했다. 1933년 시카고엑스포에서는 코카콜라사가 세계 최초의 자판기를, 1939년 뉴욕엑스포에서 TV가 세상에 나왔다. 1970년 동아시아 최초로 열린 일본 오사카엑스포에선 무선전화기 기술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가 엑스포에 처음 참관한 때는 1883년 보스턴기업박람회였다. 당시 조선은 민영익ㆍ홍영식 등으로 외교사절단(보빙사)으로 꾸려 서방 국가에 첫 파견했다. 이후 조선은 1893년 미국의 시카고엑스포에 공식 참가했다. 도자기, 모시옷, 부채, 갑옷 등을 전시했다. 한국은 월드엑스포에 참가한 지 100년째 되는 해인 1993년 대전엑스포를 개최했다.

"부산엑스포 유치 시 경제 효과 61조 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달 3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엑스포 유치지원위 전략회의 및  민간위 출범식이 끝난 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등 기업인들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달 3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엑스포 유치지원위 전략회의 및 민간위 출범식이 끝난 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등 기업인들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 중 하나다. 현재까지 월드컵과 올림픽, 등록엑스포를 전부 개최한 나라는 6개국이다. 한국은 1998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시 우리나라는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를 모두 치른 일곱 번째 국가가 된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제적 효과도 만만치 않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30 부산엑스포가 개최 시 생산유발효과 41조 원 등 총 61조 원의 경제효과와 50만 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6개월간 200개국에서 우리나라 인구와 맞먹는 5050만 명이 다녀갈 것으로 추정된다. 2002년 월드컵(생산유발효과 11조5000억 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20조5000억 원)의 2배가 넘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유치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부산 세일즈'

▲삼성전자가 부산에서 사이니지 등을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부산에서 사이니지 등을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재계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와 '원팀'으로 활약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았다. 삼성,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등이 대거 동참했다.

삼성은 지난 5월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모든 관계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의 집행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유치전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부산 전역 디지털프라자에서 박람회 유치를 응원하는 광고를 시작했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월드 엑스포 TF'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프랑스와 일본을 잇달아 방문해 부산세계박람회 지지를 요청했다.

대기업 중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조직을 가장 먼저 꾸린 현대차는 프랑스 파리의 현대차·기아 매장에서 BIE 총회 기간 부산을 홍보하는 영상을 선보이고 부산엑스포 로고를 넣은 차량으로 길거리 홍보전을 펼쳤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을 팀장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지원 활동에 나섰다. 약 140개 해외법인 네트워크를 통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지지·홍보 활동을 진행한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광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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