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 퇴원…실제 위험도는?

입력 2022-07-08 15:09 수정 2022-07-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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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격리해제 및 퇴원했습니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모든 피부병변 부위가 회복됐고, 건강상태도 양호하다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등장한 감염병이란 점에서 국내외에서 우려를 낳고 있는 원숭이 두창은 정확히 어떤 특성이 있으며, 얼마나 위험한 것일까요?

잠복기 거쳐 발열·발진…수두와 혼동 가능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은 발열과 발진입니다. 감염될 경우 잠복기-전구기-발진기-회복기의 4단계를 거칩니다.

잠복기는 5~21일 정도인데, 이 시기에는 증상도 없고 진단할 방법도 없습니다. 다행히 잠복기에는 전파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숭이두창 확진 판단을 위해서는 수포나 농포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지만, 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이에 따라 표준진단검사로 유전자 검출법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수포나 농포, 딱지 등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유전자를 확인할 경우 양성입니다.

전구기에는 발열과 함께 림프절 종대(임파선 비대)가 목이나 사타구니 부위에 나타납니다. 열이 나면 보통 1~3일 후에 발진이 생기고, 발진은 반점-구진-수포-농포-딱지 순서로 진행됩니다.

원숭이두창은 수두와 혼동될 수 있습니다. 수두와 가장 큰 차이점은 림프절 종대의 모양새와 발진 부위입니다. 수두는 얼굴과 몸통에 주로 발진이 발생하고, 원숭이두창은 얼굴과 사지, 손바닥, 발바닥에 발생합니다.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감염력이 없어질 때까지 격리합니다. 국내 첫 확진자도 피부의 병병부위가 회복돼 감염력이 없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전날 퇴원했습니다.

밀접접촉한 경우 노출 위험도에 따라 고위험·중위험·저위험으로 분류됩니다. 고위험군은 동거인이나 성 접촉자 등이 해당하며, 접촉일로부터 21일간 자가격리해야 합니다.

중위험군은 보호구를 미착용한 상태에서 감염성 물질이나 에어로졸이 다량 방출되는 환경에 노출된 경우로, 보건소의 능동감시 대상자입니다. 저위험군은 본인이 지속적으로 관찰하다가 의심증상이 있으면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합니다.

정부 치료제 504명분 국내 도입…대증요법으로도 치료

다행히 원숭이두창은 치료제와 백신이 있습니다. 원숭이두창 치료제 ‘테코비리마트’는 8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총 504명분으로 오는 12일 이후 전국 17개 시·도 지정 병원에 배부될 예정입니다.

테코비리마트는 미국 시가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두창 치료용 항바이러스제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8년 승인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5월30일 효능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숭이두창은 증상이 가벼운 경우가 많아 전용 치료제를 쓰지 않아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1호 환자도 증상에 대응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됐습니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백신은 밀접접촉자에 대해 14일 이내에 접종할 경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감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아 질병 확산을 막는 ‘포위접종’ 방식으로 접종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2세대 두창 백신을 활용해 접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5000명 분(1만 도즈)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진네오스는 덴마크의 바바리안노르딕이 개발, 원숭이두창 백신으로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제품입니다.

사망률 우려보다 낮아…WHO, 이달 중순 PHEIC 선포 판가름

원숭이두창의 사망률은 3~8%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풍토지역인 아프리카와 비풍토지역인 미국·유럽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풍토지역의 경우 중앙아프리카 유전형 사망률이 10.6%, 서아프리카 유전형 사망율이 4.6%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비풍토지역에서는 환자가 5000명 이상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없습니다. 따라서 알려진 것처럼 사망률에 대해 우려할 정도는 아니란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또한, 주요 감염경로가 비말이나 공기 전파보다는 밀접접촉이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고 합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아프리카 서밋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AP뉴시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아프리카 서밋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AP뉴시스

이처럼 원숭이두창이 또 다른 팬데믹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 해도, 전 세계적으로 우려가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WHO는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포를 검토하는 긴급회의를 오는 18일 전후 재소집하기로 했습니다.

WHO는 지난달 23일 첫 번째 긴급회의에서 원숭이두창이 PHEIC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에 지속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긴급회의 재소집을 결정했습니다. PHEIC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에 관한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로, 2020년 1월 코로나19 발생 당시 발령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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