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년 새 -28%…“공매도 탓” vs “매크로 악화”

입력 2022-07-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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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하나증권)
(출처=하나증권)

최근 1년 새 코스피가 27%가량 빠진 가운데,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긴축,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등 매크로(거시) 환경이 나빠지면서 급락을 이끌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34포인트(0.70%) 상승한 2350.61에 거래를 마치며 235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23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추가 하락의 공포가 커졌지만, 이후 2거래일간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범위를 1년으로 넓히면 코스피 하락 폭은 -26.95%로 커진다. 같은 기간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 봐도 손에 꼽힐 정도로 낙폭이 크다.

이에 투자자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하루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208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정해진 기간 안에 돈을 갚지 못하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의 증시 안정 대책을 요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증권사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 의무 면제 △자사주 매수 한도 제한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방안을 내놨다.

증권사들도 증시 안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교보증권을 시작으로 한국투자·신한·한화·다올·유진투자증권은 잇따라 반대매매 유예 조치를 발표했고, 미래에셋증권은 현행 140%인 신용융자담보비율을 130%로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제한이나 금지 등의 방안이 없는 점을 비판한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미리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사들여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측은 이달 1일과 4일에 이어 이날 오후 5시부터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한시적으로나마 공매도 거래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매도에 대한 판단이 엇갈린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기준 공매도 거래 중 외국인 비중은 80%”라며 “기관과 개인의 수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공매도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공매도가 증가했던 상황에서는 호실적의 종목군들이 오히려 주가 상승을 빌미로 공매도의 타깃이 돼 주가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며 “외국인 기반의 공매도는 종목들의 주가를 결정하는 데 핵심이 돼야 할 펀더멘털이란 잣대를 무력화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근의 급락세는 매크로(거시)가 악화한 데 영향이라는 의견도 있다.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300원 안팎의 수준에 머물러 있고,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라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기업 실적 둔화가 현실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말로 주식시장이 바닥을 확인하고 추세 반등을 시작할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스럽다”며 “반등을 포트폴리오 재정비 기회로 삼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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