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한은 사상 첫 ‘빅스텝’ 유력… ‘베이비스텝’ 가능성은?

입력 2022-07-10 08:46 수정 2022-07-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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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 및 기대인플레 잡기 위한 '명분' 뚜렷
186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부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 주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6%대로 치솟는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취약 차주들의 이자 부담과 경기 하락 등을 우려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10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13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0.5%포인트 인상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한은의 제1 정책 목표는 ‘물가 안정’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으면서 사상 첫 ‘빅스텝’의 명분이 생겼다. 특히 6월 기대 인플레이션이 3.9%로 한 달 만에 0.6%포인트나 치솟은 점도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최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차 역전이 시간문제인 가운데, 금리 차이를 크게 벌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빅스텝이 필요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한 번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우리나라가 빅스텝을 단행하더라도 미국 금리보다 상단 기준으로 0.25%포인트 낮아지는 한미 금리 역전이 현실화된다.

국내외 대다수 기관도 금통위가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4% 수준을 기록하고 물가상승률이 6%를 기록하고 있으며 추가상승 압력이 높아 보이는 만큼 한은은 심리를 약화시키기 위해 빅스텝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7월에 이어 8월에도 빅스텝 인상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도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빅스텝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모건스탠리 등도 빅스텝을 점쳤다.

다만 경기 침체 가능성과 186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부담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0.25%포인트 인상 결정을 내릴 것이란 관측도 일부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일 ‘2022년 하반기 한국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과 8월에 각 0.25%포인트씩 기준 금리를 인상해 이번 인상 사이클이 2.25%에서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빅스텝 전망에 대해 “경기 침체 우려가 큰 상황에서 (빅스텝은) 득보다 실이 더 큰 정책”이라며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한다고 해서 국제 유가가 갑자기 떨어지는 게 아닌 만큼 ‘득’은 상당히 불투명하지만, 가계 이자 비용은 급속도로 늘어나 경기 둔화를 가속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ING그룹도 “성급한 금리 인상은 소비 회복을 억제할 수 있다”라며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인상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금융당국이 우려하고 있는 외화유출과 관련해 한미 통화 스와프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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